광기의 역사 나남신서 72
미셸 푸코 지음, 이규현 옮김 / 나남출판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광기에 관한 문학적, 철학적, 도덕적 주제들은 동일한 시대의 것이긴 하지만 성격이 전혀 다르다.
중세에는 악덕들의 위계에 광기의 자리가 있었다. 13세기부터 광기는 악덕과 미덕의 싸움에서 사악한 병사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140) 파리와 아미엥에서 광기는 사악한 무리의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인간의 영혼에 대한 지배력을 서로 나누어 갖는 신앙과 우상숭배, 소망과 절망, 자비와 탐욕, 정절과 호색, 신중함과 광기, 인내와분노, 온화와 냉혹, 화합과 불화, 순종과 거역, 투지와 유약(柔弱) 등12가지 이원성의 일부를 이룬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광기가 이러한 대수롭지 않은 자리를 떠나 으뜸가는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위그 드 생- 빅토르141) 에 의하면 악덕들의 계보도, 늙은 아담의 계보도에서는 자만심이 뿌리를 이루었던 반면에, 142) 이제는 광기가 인간의 모든 약점이라는 유쾌한 무리를 이끈다. 광기는 명실상부한 우두머리로서 인간의 온갖 약점들을 인도하고 야기하며 이것들에 이름을 붙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