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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평점 :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유성호 교수는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의 교수로서,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촉탁 법의관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27년간 무려 3,000건 이상의 부검을 수행한 이력을 가졌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 및 범죄에 관한 부검과 자문을 담당하게 되면서 법의학계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한 존재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저자는 죽음과 깊이 맞닿아 있는 일을 업으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죽음이 개인 혹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레 연명 치료나 존엄사 등과 같은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탐구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죽음을 대하는 마음 가짐이나 실질적인 준비, 그 중에서도 특히 유언 작성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총 세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첫번째 챕터에서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저자는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는 불변의 사실을 당연한 사실로서 편안히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야지만 자신의 죽음을 능동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고, 또한 현재를 잘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잘 죽을 권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안락사나 연명의료 중단에 관한 전 세계적 논의와 논쟁 및 각국의 실제 사례들에 관해 자세히 다룬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구체적으로 유언을 작성할 때 고려되어야 할 사안과 작성되어야 할 항목들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이때 예수와 부처, 나폴레옹, 조지 워싱턴, 뉴턴, 다윈, 빈센트 반 고흐, 김수환 추기경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의 지난 유언들을 살펴봄으로써 그들이 무엇에 어떤 가치를 얼마나 두고 어떻게 한 평생을 살았는지를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유언이란 단순히 죽음을 앞둔 사람의 마지막 한마디가 아닌, 그 한 사람의 삶의 궤적과 가치를 함축한 메시지라고 이야기한다. 즉, 유언을 통해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신념을 품었는지, 또 어떤 관계를 소중히 여겼는지 등을 짐작할 수 있을 뿐더러 유언에는 그 사람의 진정성을 담겨있기 때문에 남겨진 이들에게 강렬한 울림과 교훈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실제로 주기적으로 유언을 작성해 봄으로써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고, 자신이 꿈꾸는 그 마지막을 위해 현재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유언 작성을 통해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정리해 봄은 물론, 현재의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는 삶은 너무나 무모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일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욱 적극적으로 일기나 유언 등으로 내 삶을 기록하는 일이야 말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