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역사여행

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듣고 '방구석'이라는 말에 친근함과 흥미로움을 느꼈는데요. 지금 코로나 정국 속에서 여행은커녕 방구석을 벗어나기 힘든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네요. 그래서 과연 방구석에서 하는 여행은 어떤가하는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이 책은 제목처럼 책 속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여행지를 소개하며 그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선조들의 삶과 옛 이야기를 전하는 역사여행 가이드북이에요.

이 책은 크게 1장에서부터 7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조선의 시작과 끝인 종묘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이자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경교장 등이 소개되는 서울부터 시작해서 은행나무로 유명한 용문사와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쉼터인 과지초당 등이 나오는 서울 근교 경기도로 이어져요. 강원도와 충청도에서는 당나라 공주의 슬픈 전설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이승복 어린이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념으로 인한 분단의 비극적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런데 이 책에서 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경상도 편의 영주 부석사에요. 몇 년 전에 직접 가 본적이 있어서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한데요. 신라시대의 대표사찰이면서 고려 시대 건축된 무량수전이나 조사당 그리고 소조여래좌상과 같은 각종 불상과 3층 석탑과 수많은 벽화 등 우리나라 문화재의 보고라 할 만한 곳이에요. 이 절은 특히 신라 문무왕 시절인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도 유명한데요.

의상대사와 원효대사가 같이 당나라로 유학을 가려다가 원효스님이 저녁에 맛있게 마신 해골에 담긴 물을 아침에 토한 후 유학을 포기해서 의상만 당나라 유학을 가게 된 것은 유명한 일화이죠. 이 외에도 의상의 당나라 유학시절에 자신을 사모한 선묘라는 젊은 여인이 의상이 신라로 돌아가자 바다에 몸을 던져 용이 되었고 그 후에도 의상을 지킨다는 안타까운 전설이 전하기도 해요. 이 전설과 관련해서 의상이 영주 봉황산에 이 절을 세우려하자 이 산을 소굴로 삼던 도적들이 의상을 해치려했고 이 때 용이된 선묘가 나타나 큰 돌을 들어올려서 도적을 쫒았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 절의 이름이 부석, 즉 돌이 공중에 떠있다는 것도 이에 유래하고 실제로 공중에 떠있는 듯한 큰 돌이 아직도 그 곳에 놓여 있어요.

이 외에도 이 책에는 가야를 대표하는 김해의 수로왕릉과 제주도의 잘 알려진 용머리 해안, 천제연 폭포 등에 얽힌 이야기 등 우리나라 역사적 현장과 그에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재미나게 전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현장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죠. 이 책을 가이드 삼아서 더 많은 역사적 현장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또 코로나가 진정된 후에 직접 답사해 볼 계획이에요.

스콧 켈비의 자연광 인물사진 찍는 방법

스콧 켈비의 자연광 인물사진 찍는 방법
스콧 켈비 지음, 홍성희 옮김 / 정보문화사 / 2020년 6월

이 책을 처음 펴서 목차를 보고 나서 드는 느낌은 정말 꼼꼼하게 정리된 책이라는 것이에요. 이 책은 200페이지가 되지 않은 비교적 얇은 책이지만 목차만 여섯 페이지로 우리가 인물 사진을 찍으면서 궁금해 할 만한 것들은 거의 모두 실려 있는 듯해요. 각 목차를 따라가면 각 부분들도 사전식 설명으로 필요한 부분만 먼저 찾아볼 수 있게 한 페이지씩으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면서 필요에 의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듯해요.

저자는 이 책에서 인물 사진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선명하게 만들 수 있을까?는 질문에 대해 과초점 거리나 피사계 밀도 등과 같은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기술적인 설명 대신에 카메라 렌즈에 더 가까운 눈에 초점 포인트를 맞추고 반셔터를 툴러 초점을 고정한 다음 원하는 구도를 잡고 셔터를 완전히 눌러 찍어보라는 현실적이면서 쉽고 바로 적용가능한 인물 사진 촬영 기법을 알려 주고 있어요.

이 책은 단지 사진 촬영 기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에요. 요즘 온갖 사진 보정 툴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보정을 해서 SNS에 올리곤 하는데요. 저자도 그 중 라이트룸과 포토샵을 이용해서 보정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여기에는 사진에 햇살 효과 넣기부터 잡티나 주름 사마귀를 보정해서 없애는 방법 그리고 눈을 밝게 보정하거나 심지어 삐져나오 머리카락 제거하는 방법들을 세세하게 알려 주고 있어서 초보자도 쉽게 사진을 보정할 수 있겠네요.

저는 코로나 터지기 직전에 조금 긴 여행을 다녀왔어요. 여행가면 남는 것은 사진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행을 다녀오면 간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이동에 바쁘다 보면 자세한 배경에 대해서도 여행 다녀온 사람끼리도 서로 다르게 기억하기도 하죠.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온 후 복기가 필요한데, 사진만큼 확실한 복기가 없죠. 그런데 이번에 찍은 사진들이 풍경을 잘 나온 듯한데, 인물 사진들이 영 엉망으로 나왔더군요. 뭐가 문제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나왔네요. 그래서 이 책을 받자마자 실제로 이 책에 나오는 방법대로 하나하나 실행을 하고 따라해 보았는데요. 아직 완벽해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떻게 인물 사진을 찍어야할지 조금 감이 잡히는 듯하네요. 평소 인물 사진은 물론 여행 시 인물 사진이 잘 나오게 하는 데에 애를 먹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을 줄 듯해요.

헐버트 꿈 조선은 피어나리!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 - 고종의 밀사 헐버트의 한국 사랑 대서사시
김동진 지음 / 참좋은친구 / 2019년 10월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헐버트를 하루도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라고 거사 후인 1909년 뤼순감옥에서 안중근이 한 말로 시작해요. 그만큼 헐버트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우리나라의 어느 사람보다도 분골쇄신했던 대한외국인이에요. 교육자이자 한글학자요 역사학자였으며, 나아가 언론인, 선교사, 독립운동가의 길까지 두루 걸었던 헐버트 박사의 삶과 한국사랑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일대기라고 하겠어요.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미국 동북부의 버몬트 주에서 대학 총장과 목사였던 아버지와 다트머스대학 설립자의 후손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헐버트는 '원칙이 승리보다 중요하다'는 가훈 속에서 성장을 했다고 해요. 대학 졸업 후 조선 최초의 근대식 관립학교인 '육영공원'의 교사가 되기 위해 1886년 처음 이 땅을 찾았다고 해요.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외국 특히 황후를 무참히 살해하는 등 일본의 만행에 분노했던 그는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1905년 헤이그특사 역할을 맡았어요. 이 사건 이후 일제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되어 추방돼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전역을 돌며 수천 회 강연하고 언론에 기고하며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데 평생을 바쳤어요.

해방 후 건국 뒤인 1949년 7월 29일 광복절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국빈 초청을 받고 내한했는데, 한 기자가 방한 소감을 묻자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합니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해요. 또 흥미로운 것은 구전 아리랑에 최초로 서양 음계를 붙여 아리랑 악보를 선보이고 아리랑 가사도 채록했던 주인공이기도 해서, 서울아리랑페스티벌에서 제1회 서울아리랑상을 추서받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와 최초의 종합역사서 '한국사(The History of Korea)'를 출간했고 미국의 언론에 한국을 홍보하고 옹호한 글은 수도 없어요. 이 책에는 그 일부를 발굴해서 전하고 있네요.

헐버트는 아마도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가장 유명한 외국인이 아닌가 생각해요. 특히 고종의 밀사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약했던 일은 교과서에도 언급하고 있는 주요 사건이기도 하죠. 이처럼 외국인으로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싸워 준 외국인들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반기며, 또 안중근 의사의 당부처럼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4936’ 에 응하여 작성되었어요.

언젠가 유럽

언젠가 유럽 - 도시와 공간,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여행
조성관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6월

이 책의 제목이 참 상징적이면서 중의적이네요. 저처럼 여행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현재 코로나19 정국에서 마음대로 여행가지 못하는 상황이 풀리기 바라는 간절함이 담긴 것처럼 느껴지네요. 이 책의 저자는 월간조선 기자를 거쳐 주간조선 편집장을 지냈고, 기나긴 언론인 생활을 거쳐 여행작가로 활동하는데 또 하나의 수식어가 ‘천재연구가’라고 하네요. 천재적인 연구가라는 뜻이 아니라 ‘천재’를 연구하는 연구자라고 해요. 이 책에서도 저자의 천재에 대한 사랑이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어요.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럽의 도시들은 파리, 빈, 런던, 프라하, 베를린, 라이프치히 등 6곳인데, 모두 인류 문화사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도시들이기도 해요. 그중에서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알고보니 15년 전 저자가 빈을 여행하던 중 모차르트와 교감을 나누는 진귀한 경험을 하면서 도시 공간에 남겨진 천재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시작했다고 해요. 그 후 이때부터 천재연구가 삶을 시작했고, 그 영감을 담은 첫 결과물로 '빈이 사랑한 천재들'을 발간했다고 하네요. 이후 프라하, 파리, 런던, 페테르부르크, 독일, 뉴욕, 도쿄 등을 두루 거치며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시리즈를 펴내고 있어요.

저자는 코로나19 시대를 거론하면서 이러한 시대에 딱 맞는 여행자의 모습은 '개인주의 여행자'라고 정의해요. 감염을 막기 위해 비대면 접촉을 지키면서 사람들과의 교류보다 지적 희열을 추구하는 여행자를 말해요.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 여행에서 그 곳 사람들과의 교류를 못한다면 여행의 묘미가 많이 반감될 듯한데요. 요즘 여행을 간다면 저자의 방식으로밖에는 여행을 다녀야 하겠죠.

이 책은 각 도시에서 천재들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이 책의 마지막 편인 라이프치히 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괴테의 흔적이 있는 곳을 찾아보는 장면이 너무 좋았네요. 특히 라이프치히 대학은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괴테, 니체, 레싱, 바그너가 다닌 곳으로 유명한데요. 독일의 현 수상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 학교 출신이라고 해요. 또 하나 놀라운 것은 500여 년 전인 1525년에 문을 연 괴테가 즐겨 찾은 맛집이라는 아우어바흐 켈러라는 식당이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 식당은 심지어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언급이 되는데, 악마 메프스토펠레스가 주인공 파우스트와 거래를 마치고 데려간 장소가 바로 이곳 아우어바흐 켈러라네요. 그래서 유럽에 가면 반드시 가야할 곳 1순위로 정했어요.

사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올 여름에 가족들과 유럽에 가 있었을 듯해요. 외국 여행은 동남아밖에 못했고 유럽을 꼭 가보고 싶어서 올해는 꼭 짬을 내서 가보려 했었죠. 이 책은 제가 가보려고 했던 유럽도시들이 모두 담겨있어서 저와 제 가족들의 아쉬움을 간접적으로나마 달래줄 수 있는 책이에요.

딥러닝 머신러닝 위한 파이썬 넘파이

파이썬 넘파이 - 딥러닝 머신러닝을 위한
문용준.문성혁 지음 / 잇플ITPLE / 2020년 6월

이 책에 대해서 한 마디로 설명하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파이썬 넘파이(NumPy)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에요. 그럼 파이썬 넘파이(NumPy)는 무엇인가 하면, 행렬이나 일반적으로 대규모 다차원 배열을 쉽게 처리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이썬의 라이브러리로 데이터 구조 외에도 수치 계산을 위해 효율적으로 구현된 기능을 제공해주고 있어요.

그렇다면 넘파이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활용이 되는가 하면, 막강한 머신러닝과 딥러닝 프로그래밍을 활용하여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AI(인공 지능) 개발에 기반이 되는 파이썬의 라이브러리에요. 파이썬의 라이브러리 등을 통해서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을 활용함으로써 훨씬 더 정밀한 사용자 프로필과 개인화, 추천이 가능하며, 스마트 검색, 음성 인터페이스 또는 지능적인 가상비서를 구현하거나 그 외의 다양한 방법으로 앱을 개선할 수 있다. 심지어 보고 듣고 반응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만들 수 있죠.

AI 개발에 사용되는 파이썬의 라이브러리에는 R의 강력하고 유연한 데이터프레임을 가져오는 판다스(Pandas)와 자연어 처리(NLP)에서는 이름도 유명한 NLTK와 빠른 속도가 장점인 스페이시(SpaCy)가 있지만, 넘파이는 워낙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터라 텐서 연산에서 사실상 표준 API 역할을 한다고 해요. 그리고 구글이 만든 텐서플로우(TensorFlow)와 페이스북의 파이토치(PyTorch) 그리고 체이너(Chainer), 아파치 MXNet(Apache MXNet), 테아노(Theano) 등 현재의 모든 라이브러리가 사실상 파이썬을 가장 우선시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해요.

이 책은 크게 13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어요. 먼저 챕터1에서 배열(Array) 구조 이해로 시작해서 파이썬과 넘파이 모듈 차이점을 설명하고, 점차 나아가면서 넘파이를 배우기 위한 머신러닝 입문을 위한 수학과 파이썬에 대한 핵심 노하우가 자세히 설명 있는 책이에요. 무엇보다 사례 중심으로 책을 보면서 사례를 하나하나 풀어가고, 코드를 한 줄 한 줄 따라 하다보면 수학을 잘 하지 못해도 어느새 머신러닝에서 필요한 기초수학에 대한 큰 틀을 잡아가고 파이썬과 넘파이에 대해서 이해하고 익힐 수 있게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에 필요한 대표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는 요즘 뜨는 언어인 파이썬(Python)이에요. 특히 파이썬은 인공지능에 있어 탁월한 언어이며, 특히 파이썬의 라이브러리는 다른 언어에서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라 하고 그 라이브러리 중 대표격이 바로 이 책이 소개하는 넘파이죠. 그러나 수학책을 옆에서 참고해야할 정도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내용들이에요. 이 책은 무엇보다 이러한 조금은 생소한 넘파이에 대해서 좀 더 현실적이고 풍부한 예제로 비교적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된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