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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 High Class Book 41
장 자크 루소 지음, 민희식 옮김 / 육문사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정말 슬픈 책이다. 서론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지금의 나의 이 주장들이 지금은 매우 새로운 것이지만 나중에는 내가 말한 교육의 방법들이 구태의연한 것이 되기를 바란다는 그런 비슷한 말이 있다. 내가 가르치면서 느꼈던 점은 그의 이런 이야기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모두는 아이들을 가두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한다. 신의 손에서 우리에게 온지 얼마되지 않아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 그들에게 배울 것이 많은데도 말이다. 아이들은 자연과 멀리 떨어져서 경쟁과 억압 속에서 발전한다기 보다는 퇴보하는게 요즘의 실정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교육에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정말 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께 이 책을 권유하고 싶다. 물론 소설이기도 하고 루소도 사람이기 때문에 맞지 않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약간의 오류를 인정하더라도 에밀은 읽을 가치가 있다. 루소는 이런 말을 했다. 가난한 아이와 부자 아이 중 자신은 부자 아이를 가르치고 싶다고. 왜냐하면 가난한 아이는 가난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나에게 누가 그렇게 물어본다면 나는 가난한 아이를 가르치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교육에는 희망이 있음으로 그 희망을 말해주기 위해서.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루소는 아직도 우리에게 계속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수레바퀴 밑에서 신음하는 아이들이 있는 한 우리는 루소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제적으로 교육에 적용했을 때 쉽지가 않다. 불가능하게 느껴질때도 있다. 체벌이나 강압을 하지 않기란 우리 교육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 비슷하게 느껴 질수도 있다.
하지만 체벌이나 억압된 분위기에서 배운 것들은 쉽게 잊혀지고 왜곡되기 십상이다. 우리 나라가 진정한 헌법 제1조의 민주 공화국이 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외적인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적인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화주의란 권력이나 불합리를 용인하느니 차라리 무질서를 택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 아이들이 민주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적인 분위기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듣고 보고 써보고 이런 것들은 실제 체험 앞에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루소는 다음에는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는 교사는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처음 그 아이들을 잘못 가르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나 교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잘해야지. 다음에는 정말 잘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다음이란 없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에밀을 통해서 좋은 교사, 좋은 부모에 대해 생각해보고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를 해야겠다. 이스라엘이 로마에 멸망할때 항복을 하면서 랍비가 부탁했던 것은 학교 하나만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렇다 저렇다 비판해도 남의 나라에 멸망해 가면서 학교 하나도 소중하게 생각하던 그 때의 이스라엘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다. 아니, 희망이 가득하다. 우리 모두 에밀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