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이어트 전쟁의 참전용사들...

아마도 "그 참전용사 중의 하나가 나는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이 있을까? 날씬하면 날씬한 대로, 통통하거나 뚱뚱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다/이/어/트. 나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


나는 태어날 때 4kg의 우량아로 태어나-실제로 태어날 때, 머리가 걸려서 죽을 뻔했다!- 지금껏 살면서 거의 40여 년간을 다이어트를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살을 빼기 위해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이다. 물론 다 잘하지는 못한다. 그저 살 빼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그렇다고 과식을 즐기는 대식가도 아닌 듯하다. 배꼬리가 커서 잘 먹기는 했다고 하지만 말이다. 솔직히 지금도 다이어트 중이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서문을 읽기 시작하고부터 느꼈던 감정은... 불편함이었다. 다른 책에 비해서 읽는 데 시간이 걸린 것도 아마 그 부분에서 일 듯하다. 여전히 살과의 전쟁 중에 있는 내가 여성의 욕구인 허기/다이어트로 대표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받아들이기에 힘들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이야기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비록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미국에서 출간된 <Appetites: Why Women Want>의 번역서 <욕구들:여성은 왜 원하는가>이지만, 지금 현재 우리 여성의 입장에서 보아도 그다지 위화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많은 진보와 권리 향상이 있었다고 자부했던 나 자신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를 하고 있었다. 요즘 대두되고 있는 여성 혐오나 남성 혐오에 대해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을 읽지 않고, 그저 또 다른 페미니스트들의 책이라고 단순히 치부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의 엄마를, 나의 여자 형제를, 나의 아내를, 그리고 나의 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002년에 태어난 저자의 조카는 이제 20살이 되었다. 그 아이는 여전히 가득 찬 채, 혹은 가득 채워지고 있을까? 여성의 삶은 20년 전과 지금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다소 회의적이기는 하다. 전 세계적인 분위기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더 극한 인종 간의 혐오 범죄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으며, 남성은 여성을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인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여성도 마찬가지로 동반자라기보다는 적으로, 혹은 계산기를 두들기며 재어야 하는 상대로 보는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나보다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해당 도서는 @bookhousebook (북하우스출판사) 에서 도서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