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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의 신작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가 두 번째 서평용 책으로 전달되었다. 이것을 2주가량 힘들게 본 이유는, 나의 라이프 스타일과 정반대의 삶을 추구하는 작가의 생활습관 때문이다.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하면서 처음 며칠간은 책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그리고 바로 그의 전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후, 내 안의 이유모를 거리낌에 대한 답이 이거였구나 깨달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법이 가지는 힘에 강하게 끌리더라.
자꾸만 그의 전작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오게 된다. 버리기 싫어하고 쌓아놓는 것을 미덕으로 여리는 우리에게 그의 책은 평생 가지고온 습관을 버리라고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이 미션을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awareness 단계만 가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어. 라는 가벼운, 정말 가벼운 마음을 먹고 나서야 끝까지 읽을 마음에 생겼다. 이러한 생활습관이 일본에서 왜 이렇게 유행을 끌고 다른 나라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까 궁금하던 당시 우연히도 한 다큐를 통해서 답을 얻었었다. 2011년 동경대지진 당시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던 삶의 도구들이 한순간에 휩쓸려 사라진 후 일본인들의 마인드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되었는데, 그러한 변화의 현상을 작가가 물건을 줄여서 얻는 새로운 삶이라는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것이 대히트를 치면서 작가의 세상 바꾸기 프로젝트는 박차를 가하며 또 다른 삶의 변혁을 위해 ‘유쾌하게 습관을 바꿔주는 50가지 신기술’을 소개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내가 공감했던 몇 가지 목차는 다음과 같다.
●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 일기를 쓰게 만드는 커피라는 신호
● ‘하지 않을 일’을 정한다.
● ‘원래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
● 자신을 관찰하는 일기를 쓴다
● 명상으로 ‘차가운 시스템’을 훈련한다.
● 일단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춘다
●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낫다
● 습관에 완성은 없다
● 불안은 사라지지 않으니, 함께하는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소제목은 보기만 해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렇지 하는 공감능력을 지닌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새로웠던 내용은 바로 ‘차가운 시스템’이라는 것인데, 재미있게도 작가의 이전 책에서 내가 가볍게 목표로 삼은 awareness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서 언급되고 있다. 차가운 시스템은 곧 인지 awareness인데, 명상은 메타인지 metacognition 와 관련된 훈련이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느끼는지 그 자체를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의식이란 조금만 주의력이 떨어져도 금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쉽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명상을 통해서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내가 가진 순간적인 욕구, 즉 습관에 대해서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가 있다. 필자의 경우 올해의 다짐 가운데 일기를 더 열심히 적는 것과 쇼핑을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자는 내용이 바로 작가가 명상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제 3의 눈을 바라보는 행위와 같다고 생각했다.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겹겹이 쌓아온 습관은 나의 본질이라고 여기며 영원히 바뀌지 않고 더욱 강화될 것으로만 여겼는데, 이 책을 통해서 최근 겪은 일들로 인해 변한 내가 모두 나쁘지는 않고, 삶의 두 번째 기회를 얻은 듯한 생각마저 들던 것들에 좀더 큰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좋은 것을 향해 매일 조금씩 나아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면 지금의 삶에 고민이 있는 이들에게도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