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된 정의 - 양승태 사법부가 바꾼 인생들 셜록 2
이명선.박상규.박성철 지음 / 후마니타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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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된 정의. 이명선, 박상규, 박성철 지음. 후마니타스. 2019129. 18,000

 

 

거래된 정의는

반납할 수 없는 아픔을 만들어냈다.

 

정의는 과연 존재할까? 우리는 종종 법에 의구심을 가진다. 분명 죽어 마땅한 사람인데 경미한 처벌을 받거나 무죄로 풀려날 때도 있다. 우리는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법은 죽었다.’라고 외친다. 법이 죽었다면 우린 어떻게 정의를 구현해야 할까? 진실이 드러나면 정의가 실현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의의 전제조건은 진실이다. 세상에는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을 쓴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그 중 하나다.

 

책은 사법농단을 다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저지른 사법거래 피해자들을 기록한 책이다. 웃음으로 보낸 나날보다 눈물로 보낸 나날이 많은 그들은, 아직까지 싸우고 있다. 그들은 죽는 것보다 무죄와 배상을 받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과거에 간첩으로 몰렸던 자들이 시간이 지나 무죄와 배상금을 받아도 다시 배상금을 토해내는 일도 있다. 과도한 배상금이라는 이유. 국가는 가해자에서 채권자로 변했다. 피해자 이창복은 외쳤다.

 

정권에 따라 법의 잣대가 바뀌나요? 5년마다 저희에 대한 입장은 왜 매번 달라져야 하나요?” 113p

정의는 완벽해야 하지만 우린 신이 아닌 이상 우린 완벽하게 실현할 순 없다. 그렇다면 최대한 완벽에 가깝게 실현해야 한다. 법의 잣대가 5년마다 바뀌는 것이 과연 완벽에 가까운 정의일까?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정의를 실현하는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세상이 정의를 완벽에 가깝게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들이 취재했던(사법농단을 포함한 모든 이슈) 모든 것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의 개인 의견이 들어가 진실이 상대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진실은 그만큼 어렵다. 사법농단 피해자들은 아직 싸우고 있다. 마음이 시리도록 아프지만 외면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들은 잊히면 역사에 퇴적된다.

 

 

편집 넋두리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발견했다. 제목과 표지에 이끌렸다. ‘거래된 정의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집어 들었다. 제목을 보면서 분명 표지인물과 관련된 얘기구나 싶었다. ‘사법농단이 어떤 피해자를 만든 지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또 그들이 어떤 아픔을 겪는지도 몰랐다.

 

차례를 보면 대제목과 소제목이 있다. 여기서 소제목을 보면 국정원에 13억 원을 빚진 노인’, ‘전교조 죽이기등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결하게 소제목에 적었다.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좋은 책은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다. 편집자가 책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알 수 있다. 지은이들이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소제목을 깔끔하게 잘 뽑았다. 내가 이 책을 편집했다면 작가와 조율해서 과연 이런 소제목을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차례 부분도 이렇게 꼼꼼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에는 정치색이 없다. 다만 진실은 불편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했다. 아직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외면하게 되면 피해자들은 잊힌다. 그들을 잊으면 다음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피해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잊게 되니 말이다.

 

중간 중간 삽입된 인물사진과 도표들은 책에 몰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많은 사진으로 독서 흐름을 끊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내게 가깝게 느끼게 했다. 사진이나 도표 또한 편집할 때 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적절한 인물사진, 복잡한 일지 서술 뒤에 삽입하는 도표 등 독자를 몰입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신경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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