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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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아작, 2018년 12월 5일, 416쪽, 14.000원

 

 

 웹진「크로스로드」를 통해 습작하던 문목하는 출판사「아작」에 투고함으로 데뷔했다. 문학공모전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투고로 작가가 되기는 쉽지 않다. 작가에게 수상이력은 보증수표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문목하는 이러한 나의 케케묵은 생각을 떨쳐버리게 만들었다.

 

‘돌이킬 수 있는’은 SF소설이지만 판타지, 미스터리 나아가 첩보 누아르까지 결합되어있다. 짬뽕같은 소설이라고 느껴지겠지만 등장인물을 체계적으로 설정해놓아서 어색함이 들지 않고 적절한 조화의 맛이 난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형 싱크홀로 폐쇄된 대한민국의 어느 유령도시가 있다. 주인공인 신입 경찰 수사관 윤서리는 유령도시와 관련된 조직 ‘비원’을 건드리게 되면서 숨겨진 사건을 만나게 된다. SF요소에 누아르까지 더해짐으로써 긴장감 있는 서사가 전개된다.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플롯의 마술사로 불린다. ‘인셉션’, ‘덩케르크’를 보면 인물들이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한다. 이 때 시간의 흐름을 잘라 플롯을 재배치 한다. A의 인물이 사건을 3일 동안 겪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와 동시에 B의 인물은 하루동안 겪는 일을 보여준다. 결국에는 두 인물이 만나거나 사건의 종결이 동시에 일어난다.

 

문목하 작가는 SF소설의 장점을 활용해 플롯의 마술사처럼 플롯을 적절하고 극적으로 배치를 잘했다. 또한 유치하지 않는 문장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함과 동시에 플롯으로 인물의 성격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어려운 용어가 나오지 않지만 플롯의 현란함으로 페이지 여기저기를 뒤적이게 만든다. 나는 무엇보다 문목하 작가가 ‘돌이킬 수 있는’을 쓰려고 메모한 쪽지 또는 초기 원고를 보고 싶다. 얼마나 고민했을까? 그녀는 아마 젠가처럼 천천히 쌓아올리고 하나씩 빼는 작업을 했을 것이다.

 

편집 넋두리

 

1. 작가 소개란에 투고로 첫 소설을 폈다고 한다. 이것이 정말 사실이라면,「아작」은 수동적인 출판사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작가를 찾아보고 투고된 원고를 방치하지는 않아 보인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2. 다시 소개란을 보면 작가 소개가 심플하다. 보통 무슨 이력이든지 끌고 오기 마련인데 한 줄 정도 있는 것을 보면, 작가가 요청한 것 같다. 출판사의 도량이 보인다. 뭐, 솔직히 자신감을 가질만한 작품이다!

 

3. 표지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표지 여자는 분명 주인공 윤서리다. 소설 속 어느 한 장면으로 만든 표지일까? 내가 읽은 ‘돌이킬 수 있는’은 표지처럼 충춘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표지디자인을 한 의도를 짐작은 할 수 있다. 읽어보길 바란다. (서술하면 내용유출!) 어울리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 정말 잘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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