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 일러스트 레터 3
줄리엣 가드너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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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나에게 편지를 읽는다는 행위는 한 사람의 삶을 읽어내는 일이다. 그가 왜 어떤 상황에서 편지를 썼는지, 편지를 받는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편지를 한 편의 수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편지를 공부하며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나에게 편지는 쓴 사람의 이다.

 

그래서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를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녀들의 작품을 온전하게 다 읽은 것도 아니고, 샬럿, , 에밀리의 삶을 면밀하게 살피지 못한 채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척 궁금했다.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편지를 남겼는지.

 

 

외출하러 나가는 길에 책을 받았다. 택배함에 놓여있는 봉투를 열어 책을 꺼냈는데, 와우! 책을 포장한 종이와 묶은 끈이 우아했다. 마치 브론테 자매가 살았던 그 시절에 보낸 소포 같았다고나 할까. 나는 책이 궁금해 길거리에 포장을 뜯고 책을 펼쳤다. (허밍버드에서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재빠르게 신청했다. 허밍버드에서 출간한 일러스트 레터시리즈를 애정하기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제인 오스틴의 편지는 출간 된 후에 소식을 접해서 뒤늦게 구입했지만, ‘브론테 자매의 편지는 남들보다 빨리 읽고 싶었다. )

 

허밍버드일러스트 레터시리즈의 장점은 그 시대를 알 수 있는 일러스트들이 함께 실려있다는 점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편지나 글을 이해하기 쉽도록 관련있는 그림을 배치해 두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편지와 관련 글을 시대순으로 편집해 삶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 이는 한 사람의 삶을 조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접했다. 브론테 자매의 삶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부터, 그들이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까지! 일단, 부모님에 관해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한 부분은 무척 흥미로웠다. 부모님이 어떻게 만났으며, 어떻게 결혼을 했고, 어떻게 살다가 자녀를 출산하고, 어떻게 키웠는지. 비교적 세세히 알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브론테 자매들의 편지 책에 주목한 사람은 그녀들의 아버지였다. 자매들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어떤 삶을 살며 자녀들을 보살폈는지 (혹은 자녀를 보살필 여성을 어떻게 구하려고 했는지)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 남성이 여성을 생각하는 관점을 알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론테 자매들이 어떤 삶의 배경 속에서 작가의 꿈을 키우며 살아갔는지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브론테 자매는 자신들의 삶에 들어찬 황무지를 나름의 푸름으로 만든 사람이라는 것도.

 

브론테 자매는 절망을 절망 속에 가두지 않고, ‘희망으로 끌어내려고 애썼던 사람들이다. 비록 오랜 삶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을 살았다.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아그네스 그레이를 읽은 독자라면, ‘브론테 자매들의 삶을 생생하게 만나고  싶다면,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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