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아이 2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2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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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를 벽돌로 찍어 버리는 것 같은 반전

진실과 사실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는 책

사람의 이중성을 잘 보여주는 책

진실보다 중요한 건 내 삶에 균열이 생기지 않는 것

 

이것은 죽이고 싶은 아이(이꽃님, 우리학교, 2021)를 읽은 청소년들이 남긴 말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학교에서 사망한 17세 박서은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다. 박서은의 시신 옆에 놓인 벽돌 한 장, 벽돌에 묻은 지주연의 지문, 그리고 소문들을 단서로 서은을 죽인 범인을 밝히려는 얘기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스토리라인 일 뿐, 소설은 우리 모두가 되짚어 봐야할 여러 가지 일들을 알려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파고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 읽을 계획을 세웠고,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시간을 주며 읽게 했다. 두 시간의 수업동안 교실 안에는 아이들의 숨소리와 책 넘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만큼 아이들은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탄식했다.

 

책장을 덮고 열띤 목소리로 책에 대해 이야기 하던 아이들이 물었다.

 

그래서 지주연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목격자가 그래도 되는 건가요?”

서은 엄마는 어떻게 살죠?”

 

나는 이렇게 대답 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독자들의 몫이겠지.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이 책으로 3년에 걸쳐 세 개의 그룹과 토론을 했는데, 저 질문은 끊임없이 나왔다. 그래서 뒷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어떤 이야기도 아이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며칠 전, 이 책의 후속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책에 열광하는 또 다른 청소년들에게 출간 예정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나는 날마다 인터넷 서점을 오가며 책이 출간됐는지 확인했다. 그러다 어제, 드디어 죽이고 싶은 아이2(우리학교, 2024)를 읽었다.

 

책은 여전히 한 번 잡으면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나는 종종 눈물을 닦으며 숨고르기를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성통곡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은 후에 비로소 이야기가 완결 되었다고 느꼈다. 아이들이 그토록 궁금해 하던 것들이 밝혀졌으므로. 그리고 조리사 할머니미친년(3언니)’슈퍼 아줌마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세상은 이런 분들 덕분에 망하지 않는 거니까.

 

마지막으로 강연장에서 이꽃님 작가에게 질문해준 중학생에게 감사한다. 그는 작가에게 작가의 말에 보니 작가는 인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배웠다라고 쓰여 있던데 정말로 작가님은 책 속의 인물에게 책임을 졌다고 생각하세요?”라고 질문했다. 그 친구 덕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청소년의 언어와 심리, 이기적인 어른들의 세상, 그 안에서도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반짝이는 마음들을 담은 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2를 추천한다.

 

) 죽이고 싶은 아이1편을 읽고, 읽으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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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기傳 - 활자 곰국 끓이는 여자
김미옥 지음 / 이유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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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쏟아지던 토요일 오후, 선생님의 책이 도착했습니다. SNS에 올렸던 글을 모아서 엮은 『미오기전』과 책을 읽고 쓰신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가 동시에 도착했어요. 이 비를 뚫고 선생님이 저를 만나러 와 주신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우선, 펀딩에 참여했던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는 잠시 옆에 두고, 서평단에 당첨되어 받은 『미오기전』을 펼쳤습니다.

속에는 SNS에서 읽었던 글도 있었고, 제가 놓친 글들도 있었어요. 읽었던 글들은 익숙한 시선으로 처음 보는 글들은 새로운 시선으로 읽었습니다. 먼저, 정말 박장대소하며 읽었던 대목은 <나의 친할머니 조쪼깐씨>였어요. 할머니 이름에서 제 모습이 보였거든요. SNS친구들은 저에게 ‘요정’이라고 하지만, 그건 ‘고급화 된 이름’이고요. 고교시절에 친구들이 저를 ‘째깐’이라고 불렀어요. 조조간 할머니처럼 저도 아담한! 사이즈거든요. ‘조조간’할머니와 ‘강도귀달’ 할머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부모님이 그 시절에 면서기를 만났다면 나는 ‘윤조간’이 되었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조간 할머니와 내적친밀감이 생겼고요. 어쩌면 조조간 할머니의 강인함이 선생님께도 깃든 게 아닐까 했습니다. 그 어려운 시절을 뚫고 살아오셨으니까요.

어린시절 선생님의 놀이터는 아버지의 공장이었습니다. ‘마찌꼬바’기술자였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기계를 탐구하고, 용접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모눈종이를 꺼내놓고 금형 설계도를 그리면 연필에 침을 묻혀 따라 그렸’지요. 어디 그 뿐인가요, 아버지가 공구상에 갈 때면 따라 나섰지요. 그래서 ‘독일제 드라이버’를 손에 쥐어 오기도 했고요. 궁금한 것은 연구하고 탐구하는 습관은 아마 그때부터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선생님의 삶도 달라졌습니다.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야했지요. 당시 자신의 모습을 선생님은 ‘전쟁고아 같았다’고 했습니다. 머리는 아무렇게 잘리고(?), 오빠들이 입던 스웨터를 물리고 또 물려서 입어 앙상한 어깨가 드러났다고요.

그 무렵 선생님을 ‘알아 봐 준 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나의 최숙자 선생님’말이에요. 그는 선생님의 영민함을 알아보고, 계속 공부를 시키려 하셨지요. 그러나 선생님의 어머니는 선생님을 공장으로 보냅니다. 오빠들의 생계와 미래가 선생님 손에 달렸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두 분의 팽팽한 대결은 어머니의 승리처럼 보였지만, 결국 승리한 사람은 최숙자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머니 몰래 선생님을 위한 학습계획을 세우고, 검정고시를 보게 하셨으니까요. 덕분에 우리는 계속해서 읽고 쓰고, 탐구하고, 공유하는 김미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책과 영화, 음악 등을 읽고 보고 들으며 기록을 남기시지요. 이 모든 것은 선생님의 삶 어느 부분과 맞닿아 선생님의 삶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책과 문화들보다 선생님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선생님에게서 ‘한 사람’을 기억하는 김미옥을 보았고, 이름 모를 귀신들을 위해 이불보따리를 챙기고, 소반에 밥 상 하나 차려놓기를 권유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외로운 영혼’을 기억하는 김미옥을 보았거든요.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SNS에 끊임없이 소개하는 것도 선생님이 ‘사람을 향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겠지요.

선생님은 <세상의 밥 한 공기>에서 이렇게 쓰셨어요. ‘나는 내가 살아온 것이 나 혼자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술집 여자의 밥 한 공기 같은 도움을 알게 모르게 받고 살았다. 내가 사람의 직업이나 계층을 보지 않고 인간성을 보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p128)’라고요. 이 문장들을 읽으면서 일전에 ‘그날이 오면’ 서점에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때를 떠올렸습니다. 그 때 선생님은 스스로를 ‘풀무질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지요.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풀무여사’라고요. 그러면서 선생님은 덧붙였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고 살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당신도 풀무질을 한다고 말이에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의 글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글 속에서 ‘내 삶의 어떤 순간’을 포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살아온 시대와 고통의 무게는 다르지만, 저마다 힘겹고 어려운 순간들을 살아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힘겨웠던 삶이 ‘신파’로 끝나지 않고, 유머와 감동으로 다가오는 선생님의 글처럼, 각자의 삶도 그러하길 바라는 마음이 좋아요와 댓글로 이어진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선생님의 글을 통해 나를 만나고, 긍정적인 마음을 풀무질 당하고 있거든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날이 무척 맑습니다. 책이 도착했을 땐 그렇게 비가 쏟아지더니, 글을 쓸 때는 무척 화창하네요. 날씨마저도 ‘긍정의 마음’을 품은 것일까요? 그렇다면 저도 ‘긍정’을 장착하고, 풀무질 하러 가야겠어요. 오늘은 ‘화요일의 작가들’을 만나러 가는 날이거든요. 저도 가서 그들의 마음에 ‘잘 돼라!’ 바람 좀 불어놓고 오겠습니다. 선생님이 누군가를 향해 바람을 넣듯 그렇게요. 그럼 우리는 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이만 총총합니다.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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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온 언니의 편지
김보림.김다인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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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보림 선생님. 선생님과 김다인 언니가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하늘에서 온 언니의 편지를 읽고 편지를 드려요. 저는 이 책을 서평단 지원을 통해서 받았어요. 편지를 좋아하기도 하고, 제게도 두 살 터울인 언니가 있으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제 예상은 적중했어요. 편지를 읽으면서 자매들 간의 우정‘90년대 감성에 얼마나 공감했는지 몰라요. 졸업과 생일을 축하하는 편지는 물론, 언니가 유학길에 올라 안부를 전한 편지 속에서 그때 그 시절의 추억들이 자동 재생되었답니다.

 

우리에게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던 때가 있었지요. 해외통화를 하려면 큰맘을 먹어야하던 때 말이에요. 정말 다급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하는 게 사치이던 시절이었죠. 선생님의 언니도 편지에 쓰셨네요. ‘언니의 시급이 700엔인데 전화는 1,000이라고. 그래서 전화 연락을 자주 못 하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이에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난한 유학생의 고단한 삶이 읽혀서 마음이 찡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비싼 전화요금이 고맙기도 했어요. 덕분에 언니가 소리로 흩어지는 전화가 아니라, 글로 남는 편지를 썼으니까요. 선생님 곁에 오래오래 남을 편지를 말이에요.

 

언니의 편지는 다양한 이야기로 전해졌어요. 함께 사는 옆 방 사람이 전화를 받지 않아 다투었다는 이야기, 태국에 가서 코끼리 등에 타고 산에 올랐다는 이야기, 유화세트를 선물 받고 선생님이 고등학교 때 그린 장미 정물이 떠올랐다는 이야기 등이 있었지요. 그리고 지식을 탐구하는 지식인의 모습도 있었어요. 선생님의 언니는 침묵 속에서 고독을 동반해야 한다고 선생님께 조언하고, ‘순수한 학문을 향해 불태우는 지식욕이야말로 언니가 추구하는 생에 대한 기본자세라고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기도 하셨지요. 시간의 얼굴에 적힌 문장을 보고, ‘더 깊이 고독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고요. 어쩌면 선생님의 언니는 사유하는 사람이었겠구나 생각했답니다.

 

책 속에서 언니의 친필 엽서를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어요. 우체국 소인이 찍힌, 내용이 훤히 다 보이는 엽서를 보는 일이 실로 오랜만이었거든요. 언니의 글씨체를 보면서, 한 번도 뵙지 못한 선생님의 언니를 만나는 기분도 들었어요. 편지는 나를 대신해서 가는 나라는 사실을 실감했답니다.

 

선생님과 언니, 그리고 어머니의 시간이 담긴 편지를 읽으면서 이 책에는 역사가 담겨있구나, 했어요. 가족들만의 역사 뿐 만 아니라 시대의 역사도 담겨 있다고요. 그 시절에 자주 쓰던 말투와 문화들이 편지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미시사적 관점에서 좋은 자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역사교육을 전공하신 선생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요 ^^

 

이제 곧 언니의 기일이 다가오네요. 싱그러운 5월의 날들이 선생님과 가족들에게는 슬픔의 날들이겠지만, 먼 훗날 천국의 쯔쿠바에서 언니와 함께 샤브샤브를 만들어 먹을 날을 생각하시길, 그 날의 기대가 선생님의 슬픔을 조금 덜어내 주길 바라봅니다.

 


그럼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2024510, 독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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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들 세트 - 전3권 - 1960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이승재 옮김 / 더모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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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했던 빈센트 편지를 오늘 받았다. 엄청 신난다! 함께 도착한 편지지 그림도 넘 예쁘다. 책을 넘겨보니 각주도 꼼꼼하게 달려있다. 800여통의 편지를 번역해주신 이승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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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들 세트 - 전3권 - 1960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이승재 옮김 / 더모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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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 책을 여러 권 갖고 있는데, 모든 편지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완역본이 나온다니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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