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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그건, 사랑이었네
자주 가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작가와의 만남에 초대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주저 없이 신청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거 당첨된 적이 별로 없어 아무 기대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문자 하나, 초대되었으니 오라는 한 마디...
금요일 밤, 넘치는 에너지와 지난 날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시간을 보내고,
흰 바탕의 문서창을 띄어도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한비야의 만남은 그렇게 신선하고 상쾌했다!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히말라야 도서관의 존 우드나 영혼을 담은 CEO 안철수,
그리고 지도 밖으로 나가라고 말할 수 있는 한비야 같은 인물이 있어 감사하다.
그래서 만나고 싶었고, 이런 맘이 전해졌는지
600:1을 뚫고 초대받았다!
가까운 상암 미디어센터여서 좋았다.
서울에 있다는 것이 가끔 좋다는 것이 이런 때인 것 같기도 하고.
새로 나온 책,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
벼랑 끝에 손만 걸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구호팀장으로 9년,
그래서 이런 속마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사치스러운 것처럼 느껴져서 하지 못한 이야기들.
지난 달로 마치고, 이제 공부하러 유학길을 간단다.
새로운 도전과 삶이 흥미롭고 부럽다.
그래서 수많은 편지와 메일로 물어 왔던 질문들에 일일이 답하지 못해,
책으로 대신 답한다고 하니,
스스로도 놀랄만큼 솔직하고 투명하다고 하니,
새삼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그래서 바로 주문했지만...)
어둡다. 어둡다. 어둡다 하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전세계에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발 벗고 뛴 10여년...
여전히 굶는 아이가 있다고 해서 그 길이 실패도, 절망도 아니다.
모든 아이가 공평한 기회를 얻는 세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 하여도,
그것이 바보들의 행진이고, 멍청이라고 불려도 상관 없다.
지금 가고 있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교 4학년들이 주로 던지는 질문들...
이제 늦었다. 내 아웃라인은 정해졌다. 이렇게 쭉 살다 죽을 것 같다.
아니, 지금이 가장 좋은 나이다.
군대를 다녀온 대학교 4학년 27살.
전반전 27분이 지났을 뿐이다.
2:0, 3:0이지만, 그렇다면 지레 포기하고 가방 싸고 나오는 축구선수는 없다.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남은 전반전이 있고, 후반전, 연장전, 승부차기, 패자부활전이 남아 있다.
막차가 떠나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면 첫차가 올 것이다.
될지 않될지는 해봐야 한다.
선물을 받았는데 풀어보지도 않은 인생, 해봐야 알지 안 하면 모르는 것이다.
턱걸이 5개, 10개... 마지막 거기까지가 해 본 것이다.
열심히 문을 두드리라. 문이라면 언젠가는 열릴 것이다.
깨진 독에도 물을 부으면, 머리카락도 걸리고, 이물질에, 뭐라도 걸리다 보면,
구멍이 막히고 물이 채워지는 때가 올 것이다.
나의 미래, 내일이 기대가 된다.
매일매일 노력하면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의심, 흔들리는 마음, 두려움...
이 모든 것은 성장하기 위해 따라오는 성장통이다.
"그래, 성장하기 때문에 흔들리는 거야!"
이기는 경기도 좋지만, 나는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
반칙과 술수로 이기는 것보다,
지더라고 수많은 박수와 함성이 있는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
가장 보람이 있고, 가치 있는 일.
내가 가장 멋진 얼굴이 될 수 있는 일...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스스로 묻고 그것을 찾고 뛰어 들라!
부모한테 받은 얼굴은 바꿀 수 없지만,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얼굴이 될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구호현장에 있는 한비야,
축구경기장에 있는 박지성,
결승전을 막 통과하려는 이봉주
그처럼 나의 1%도 남기지 않고 다 쏟아보어 달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1번만 경험해 보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자전거를 배웠다면, 수영을 익혔다면 이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
100도의 끓는 물을 경험했다면, 99도에 만족하며 살 수 없다.
자기를 사랑하는가?
돈이 있어야 빌려 줄 수 있고, 시간이 있어야 도와줄 수 있다.
사랑이 있어야 나눠 줄 수 있다.
나는 사랑이 있는 사람인가?
"성공이란, 나 때문에 누군가 더 좋아지는 것이다."(에머슨)
나의 멘토는...
김혜자. 프로가 되라. 남을 돕지 위해 더 꾸미고 멋지게 보이도록 힘쓰라!
안철수. 그 사람이 이루면 나도 덩달아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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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다 딛고 포토 타임 후에 나오는 길...
빨리 가고 무언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열의와 마음으로 가득 찼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
때론 너무 크게 보이는 문제들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또한 크게 넓게 품을 수 있는 마음이 새롭게 생겼다고 해야 하나...
예전의 열정과 희망으로 불타올랐을 때...
대학교 4학년 여름, 비전캠프를 마친 후 동기들과 별을 보며 함께 이야기를 할 때,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빨리 여기서 내려가고 싶다. 그리고 시작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하나님을 만난 그 때,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분명할 때,
그리고 그것을 하고 싶은 열정과 열의로 불 탈 때,
그것이 사랑과 열정의 삶이 아닐까?
오랜만에 글쓰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매일 밤마다 글을 쓰며 보냈던 대학교 시절...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삶처럼 보이는 생활 속에,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삶으로 채워진 일기장이 생각난다.
즐거움과 행복의 바다...
하나님이 주신 축복된 인생이 그런 것이 아닐까?
때론 풍랑과 파도가 와도 그것이 오히려 더 인생은 다이나믹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오늘의 고민과 문제도
이 때만 누릴 수 있는 기쁨으로 받아 누리는 관점의 전환...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