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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ㅣ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통해 배우고, 혹은 깨닫고 되새긴 것.
1. 이 책은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사법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하게 했다.
2. 중립적인 판단의 중요성. 넘겨 집고 일방적인 몰아세우기식 연구가 아니라 최대한의 객관적 시각으로 근거와 사실을 기초로 사건과 진술을 다루는 것을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3. 사법 비리를 해결하는 일이 단순히 개인의 정직과 용기를 넘어 구조적이고 관계로 심히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 모든 문제를 개인적 부도덕과 윤리의식의 부재로만 보기보다, 그 심층의 문제를 보는 수고와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5. 이미 당연시하고 용인했던 것들. 엘리트주의, 메리토크라스. 가진 자와 똑똑한 자에 의해 형성된 논의와 시각이 가지는 위험성을 느낀다. 나 또한 이런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일정부분 경도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6. 이미 기득권을 가지고 신성가족이 되었을 때 그 체제를 아늑하게 느끼고 용인하며 외부의 비판에 대해서 어리석거나 과도하다고 여긴다. 자기 절대화 혹은 자기 우상화. 이것이 의사소통의 부재를 낳고 고립된 웅덩이의 부패를 초래한다.
7. 이런 특권과 힘, 부와 명예를 소유하고 있는 자의 내면도 그리 행복하거나 만족을 누리고 있지 못하다. 반면에 이런 특권을 가지지 못한 자도 이들을 비판하지만, 한편으로는 동경과 부러움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이다.
8. 실제로 이미 기득권을 가지고 힘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 방법, 길을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 절망 속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면 다른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합법과 비합법 사이의 효용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다.
9. 상황이 어렵고, 변화가 쉽지 않다고 해서 절망만 하지 않는다. 용기 있는 결단, 뜻 있는 연합, 연대하여 변화를 초래하는 힘, 이것이 지금까지 이 정도의 변화를 가져 왔다. 변화는 절망하고 주저앉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시도하고 도전하고 지속했던 노력의 결과들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를 향해 희망을 가져 본다.
10. 신성가족에서 탈출하다. 신성가족이 된 자들이 경계해야 할 것. 객관적 거룩성과 주관적 거룩성의 경계를 분명히 하라. 우리는 다른 일반 사람들과 똑같이 죄인이지만 종교적, 정치적, 사법적으로 거룩하고 옳고 바르다는 객관적 거룩성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을 통해서, 양심을 통해서, 날마다 윤리적으로 거룩해져야 한다. 이것이 주관적 거룩성이다. 이것은 도덕주의나 완전주의가 아니다. 끊임없이 갱신하고 자신을 개혁하기를 멈추지 않는 거룩한 긴장감이다. 이것은 여전히 죄의 본성이 남아 있는 죄인인 것을 인정하며, 자신의 불의와 잘못할 수 있는 가능성을 늘 염두하며 자신을 상대화하는 깨어 있음의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