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오강호 1~8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전정은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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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는 읽지 못한 책들이 한 가득이지만, 김용 선생의 책들만큼은 기본이 3회독이다(중학생 때 처음 접해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를 사조삼부곡이 그랬듯이). 가끔 직장이나 가정 내 세파에 찌들리면 생각나던 곡이 온 세상을 향해 호탕하게 웃어젖히는 영화 소오강호, 동방불패의 '창해일성소'였고, 그러다보면 또 소오강호를 읽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몇 번을 읽어도 정사 구분을 넘어 의리를 쫓아 강호를 자유자재로 활보하는 영호충 대형의 모습은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특히 이번 회차에서는 사경을 몇번이나 넘나들면서도 그마저도 초탈히 여기는 영웅의 모습은 사회 속에서 갈수록 작아져만 가는 듯한 내게는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물론 그런 영호대협도 스승인 악불군이나 영원한 짝사랑 악영산만 나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답답해지기도 한다)


신필 선생의 필치 하에 그려지는 좌냉선, 악불군, 임아행, 임평지, 임영영, 도곡육선, 동방불패 등의 개성 넘치는 호걸, 협녀들이 펼치는 무림 세계의 모습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 음모, 우정, 사랑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흡성대법과 같이 독자를 빨아들여 책을 놓칠 수 없게 한다.


김용 선생은 이 책을 마무리 지으며 마지막으로 영호 대협의 삶이야 말로 무위의 영웅의 삶이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유위의 무리인 우리가 그를 따라 살 수는 없겠으니 부당한 욕심을 버리고 산다면 그 또한 현실에 얽매임 없이 살 수 있는 길일 것이라며 작을 마무리한다.비록 영호대협과 같이 검 한 자루로 강호를 종횡하며 술 한잔 기울이며 호걸과 미녀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나 또한 이 유위의 삶에서 얽매임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는 날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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