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
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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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정치알못입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정치에 대해 최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말도 안되는 선동들과 거짓정보를 담은 유튜브의 내용을 토대로 잘못된 신념을 가지는 이들을 보며 혼란스러웠다.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할 자신도 없었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런 답답함들에 안 보고, 안 들으면 좀 낫겠지 하며 정치에 관련된 이슈들을 피해왔다. 그러나 계엄사태를 겪으며 느꼈다. 무관심은 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정치에 대해 알고 싶어도 올바른 정치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 중립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이 책은 진보 성향을 가진 진봉 씨와 보수 성향을 가진 봉수 씨의 대화를 통해 각각 입장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유명한 영화들을 통해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각 성향에 대해 이해하고, 차이에 대한 간극을 줄일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진봉과 봉수의 대화를 통해 진보와 보수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내 의견도 옳지만, 상대의 입장도 잘못된 생각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정치성향이 결정되는 요소나 진보와 보수가 가져야할 다른 나라의 정치 모델들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어 생각해볼래야 생각해볼 수 없던 소재들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정치는 어렵고 재미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여지는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최근 정치에 대해 잘못 얻기 쉬운 정보가 많은 요즘, 투표권을 가지기 이전의 학생들에게 필독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와 보수 성향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본인의 정치성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잘못된 정보를 보고도 올바른 가치를 분별할 수 있는 국민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나 포함!)

정치에 대해 그저 어려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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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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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 사회는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정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잠은 죽어서 잔다’,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 처럼 현실의 삶을 치열하게 살라는 의미를 담은 말이겠지만 이런 말들이 죽음을 삶보다 덜 두려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수밖에 없나 싶기도 한 게 죽음 뒤에 어떤 일이 펼쳐지는 지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은 알 수 없다. 혹시나 이미 죽어본 이들의 정보 공유가 있다면 제발 내게도 공유해달라… 죽음 뒤 미지의 세계는 언제나 내 호기심과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이처럼 죽음 뒤 미지의 세계가 궁금한 이들에게 아주 적절한 책이 있다. 비록 이미 죽어본 이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죽음 뒤를 가장 가까이 지켜본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장례와 연관된 직업이 생각보다 많고,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음에 놀랐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인터뷰는 <시신 복원 명장 장례지도사, 김영래> 씨의 이야기였다. 시신 복원이라는 일은 어렴풋하게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기술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김영래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단 한 사람이 없었다면 억울한 죽음을 겪은 이들과 가족들은 끝나지 않을 한이 가슴에 맺혀 죽어도 죽은 게 아니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겠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리고 하염없이 담담한 인터뷰의 끝에 펑펑 울게 된 이유는 그와 그의 제자들이 24년 12월 무안 공항으로 향했다는 말을 보면서였다. 말도 안되는 국가적 참사로 인해 겪게된 그들의 죽음이 이들로 인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타국의 장례 문화를 보며 고인을 위한 장례는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 우리나라의 장례가 과연 고인을 먼저 생각하는 게 맞는지, 단 3일 간의 애도기간이 가족들에게 애도가 가능할지 죽음과 장례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준다.
죽음과 장례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던 이들이 있다면 그 회의감이 약간은 해소될 것 같기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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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AI 시대를 산다면 - 2500년을 초월하는 논어 속 빛나는 가르침
김준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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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AI시대에 살았다면 인공지능이 조금 더 인간다웠을지, 어떤 부분이 달랐을지에 대해 예측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의 양면성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주 흥미로운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내 추측과는 결이 조금 다른 책이었다. 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어떻게 하면 인간이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가 더 주된 내용으로 보였다.

인공지능 시대의 발전은 인간이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불편한 상황을 덜 겪어도 되게 만들어줬다. 인공지능이 지금처럼 고능하지 못하던 때에는 모르는 게 있으면 다양한 매체나 주변인들을 통해서 그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AI 어플에게 물어본다면 내가 원하는 답변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듣기 싫은 소리를 들을 일도 없다. 기본상식에 가까운 걸 물어봐도 친절하게 답변해주고, 더 궁금한 건 없는지까지 확인한다. 고민에 대해 털어놓을 땐 무조건적인 내 편을 들며 조언을 해준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에 익숙해지며 우리는 점점 그 답변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게을리 하게 된다. 또 내 편만 들어주는데 익숙해져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는 부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우리는 분별 있게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요소로 쓰여야지,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역할을 쥐어주면 안된다고 느꼈다.

책 속에서도 언제나 사람이 먼저여야함을 강조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상한 일들이 있다. AI라면 치솟는 불길을 피하라고 말하겠지만, 인간은 그 안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쳐들 수도 있다. 또 그 사람을 걱정할 수 있는 측은지심도 가질 수 있는 것도 인간 뿐이다.
AI 에 국한되지 않은 인간이 가져야할 덕목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한 책이다. 최근 들어 인간답지 못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요즘,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꽤 생각해볼 소재가 많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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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신혜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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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올 때면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이 되고싶단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땅에서 뿌리를 박고 버텨내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식물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식물을 바라보며 식물에 대해 구체적인 묘사를 하는 작가의 차분한 성향이 담겨서인지, 말없이 묵묵히 성장하는 식물의 특성 덕인지 잡생각이 사라진다.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는 작가가 식물 연구를 위해 떠난 타지의 숲에서 만난 식물들과 연구를 하며 얻은 성과, 생각에 대해 월별 순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무를 통해 바라보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 자연을 바라보며 깨닫는 다양성의 중요성, 한국의 까치밥과 같은 미국의 나비밥 (?) 등 공감되고 흥미로운 요소가 꽤나 많다. 어렵지 않은 문체로 쓰여 읽기가 편하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묘사해주는 식물의 모습을 상상한 다음 그 식물을 검색해보며 내 상상과 실제 식물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긴장도가 높은 편인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식물을 상상하며 긴장이 풀리는 느낌을 꽤 많이 받았다. 그 어떤 순간이든 잘해보려고 아둥바둥했는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조금은 어긋나보일지라도 결국은 가야할 방향으로 흘러가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식물과 식물을 다루는 작가와 그 동료들을 통해 얻었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 들어가기가 힘들어진 요즘이지만 빌딩숲을 떠나 가까운 숲, 아니 산책로에라도 가서 주변의 식물들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식물들을 바라보면 나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이 삶을 의연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침대 옆에 두고 매 달 첫 날에 해당하는 월 챕터를 읽고 싶다. 그러면 잠도 잘 오고 이번 주말엔 어떤 숲을 가볼까? 하는 기대도 생길 것만 같다. 일상의 긴장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마음 편해지는 이 기분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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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국정 노트 -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박찬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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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에 관심없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올바른 정치가가 복지의 초석을 얼마나 훌륭하게 다지는지, 한 분야를 키워 강국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지에 대해 알 수 있다.
빼곡하게 적힌 메모를 보면 얼마나 나라를 위해 많은 고뇌를 했는지, 아무말이나 내뱉지 않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보인다. 생각하고, 듣고, 수정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한 대통령의 노트를 보면 감동을 넘어서 경이로움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은 IT강국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져있다. 30년 전만 해도 집마다 컴퓨터가 없는 집도 흔했다. 스마트폰이며 태블릿PC들까지 컴퓨터를 대체할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요즘에 와서 생각해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IT강국의 초석은 김대중 대통령 때 다져졌다. 대통령은 땅덩어리가 작고,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이런 나라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건 정보기술이라고 일찌감치 생각했다. 저 어디 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도 정보화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설치를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했다. 그 정책의 결과는 말 안해도 다들 알 것이다. 온라인에서 우리는 서로를 모르지만 글로 만나고 있다는 이 순간을 보면 말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류 발급 등의 민원을 온라인으로 편하게 해결해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민원24 서비스 또한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직접 가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경험한 사람들은 얼마나 효율적이고 편안한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리더는 소수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밝혔듯 ‘장애의 몸으로 고령의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모든 국민을 생각한 정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킨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시기적절하게 나온 책이다! 6월 3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나올 입후보자들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통령 수칙만이라도 읽어줬으면 좋겠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대통령 그 무게는 참 가볍지 않다는 걸 알게 해준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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