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다’ 라는 말은 유쾌하게 들리지 않는다. 왠지 나를 까다롭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여기는 것만 같다. 부정적인 단어라고만 생각했는데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를 읽으며 깨달았다. 예민함이 없다면 꽤 많은 예술작품들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겠다 라는 사실을! 책날개에 적힌 작가의 소개에서 본인이 예민한 기질만 있고, 재능은 없다고 말했다. 그 부분을 읽으며 예민함의 이로움을 대해 또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남들보다 예민해서 더 세밀하게 작품을 살필 수 있고, 더 읽기 좋은 문장들을 써냈다. 책 구성 또한 근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작가들의 생애와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그 작품을 보던 시기의 본인 이야기까지. 그 기질 덕에 오랜만에 불편하지 않고, 읽기 좋은 교양서적을 만나 반가웠다. 좋아하는 미술작품이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반 고흐, 밀레 또 혹은 장 미셸 바스키아의 (환승연애의 여파) 작품을 말하지 않을까? 나 또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서양 작가의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예술에 대해 참 좁은 식견이 살짝 부끄러웠다. 다만 위안이 됐던 건 근대 화가와 매칭된 현대 작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작가들이 근대 화가들에 대해 처음 알게됐다는 말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나만 모르는 게 아니다! 참 아름답고 좋은 작품이 많던데 서양 화가들에 대한 관심보다 우리 화가들에 대한 관심도가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친일파 청산이 아직 제대로 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어 그런 것일까…? 책 속에서도 작가의 친일 여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앞으로 근대 화가들에 대한 전시회가 열린다면 일부러라도 찾아가볼 생각이다. 책 속의 작은 삽화로도 감탄이 절로 나왔던 그림들이 많은데 전시회장에서 실제 크기의 그림을 만난다면 또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해졌다. 예민하고 섬세한 이들이 평범함 속의 아름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아채고, 그 아름다움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해낸다. 본인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나타낸다. 예민함이 마술을 부리면 예술이 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예민해서 문제야! 라는 생각이 드는 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 예민함은 언젠가 정답이 되고,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느낀다.*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