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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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하고 가장 좋았던 건 글쓰기 수업이 있다는 거였다. 고등학교 3년 내내 필독도서가 아닌 책은 쓸모없는 책이었고, 백일장이 아닌 곳에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며 시간을 보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었다.
(글쓰기와 관련이 깊은 과도 아니었기에) 교양수업이라는 명목 아래 책을 읽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쓰는 수업이 참 반가웠다. 그 수업이 있는 날엔 좋아서 학교에 가고 싶었다. 진짜다.
아직도 인상깊었던 과제가 있다. ‘세상을 유익하게 바꿀 발명품을 소개하라’는 것이었는데 정~말 웃기고 재밌게 적어라! 라는 단서가 붙었었다. 평소 내 말투대로 적었다가 틀에서 벗어나서 감점이다! 라는 평가를 받으면 매우 억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일반적인 형식의 글을 썼고, 웃긴 발명품(?)을 생각하고자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과제 총평회에서 교수님은 올해도 웃기고 참신한 글은 찾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쓰는 몸으로 살기>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신입생 시절이 떠오른 이유는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틀을 벗어나면서도 독자(=교수님)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많은 이들이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다만 글을 잘 시작하고 끝맺는 법을 알려주는 이는 적다. 이 책은 생각을 글로 완성시키는 법까지를 알려준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생각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안된다’는 것과 묘사는 기교가 아닌 사로잡힘이라는 것이었다. 나의 생각을 어떤 문장으로 번역할지 고민하고 글로 옮겨야한다는 것이었다. 내 생각을 어떻게 문장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독자는 웃을 수도, 울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내가 묘사하고자 하는 것의 근원을 잘 관찰해야 독자에게 그 의도가 잘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책에는 그리움을 표현하는 예시로 황화자 할머니의 오직 한 사람이라는 시를 인용했다. 이 시를 보면 작가가 묘사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가 있다.

내가 쓴 글이 왜 좋지 않은 글인지에 대해 지적없이 더 좋은 글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같다. 글쓰기의 기본서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나도 앞으로 글을 완성하고, 이 책을 들여다보며 퇴고를 한다면 더 좋은 글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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