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기적
함승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겉표지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는 책 <아빠의 기적>

아빠 무등타고 양 팔을 벌린 아들과 그런 아들을 든든히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빠의 뒷모습이 짠하다,

엄마의 극성맞은 치맛바람이 아닌 아빠의 품격있는 바짓바람으로

소신껏 뚝심있게 밀어붙인 자녀교육법.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기준으로 성공한 자녀들을 둔 엄마의 자녀교육서는 그동안 많이 봤지만,

아빠의 경험담을 담은 책은 흔치 않기에 특히 눈길을 끌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점점 궁금해졌다.

 

이 책에는 서른 넷의 젊은 나이에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당시 나이로 다섯살, 세살의 어린 두 아들을

혼자서 키워낸 전 계명대 교수이자

현 거창국제학교 함승훈 이사장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홀로 두 아들을 의사로 키워낸 아버지의 자녀교육기"라는 문구에서 

내게 다가오는 키워드는 "의사"보다는 "키워낸"이었다.

어떻게 키웠는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남자 혼자 두 아이를 키웠다는 사실이 더 큰 의미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내와 사별할 당시 유학생 신분이었던 아빠는 가족들의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와 고모 손에 자라고 있던 두 아들을 자신이 유학중인 독일로 불러들인다.

그것도 그 어린 아이들을 보호자 없이 둘이서만 비행기에 태워서!!! 

이 험한 세상에서 아이를 바르게, 그리고 강하게 키우려면 이 정도의 강심장이 되어야 하나보다.

이렇게 주변의 염려 섞인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만의 소신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아빠의 탁월한 안목은

자기 스스로의 선택, 그리고 두 아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독일과 태국에서 학교 생활을 한 아들들은

세계적인 명문 의대인 헝가리 데브렌체대로 진학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보낼텐데..

조금은 낯설고 특이한 이력 자체로 볼 때,

역시나 독일 유학생 출신다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만나게 되는 작가의 경험이 담긴 구체적인 사례들은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큰 아들이 유치원 때,

부당하게 친구 아버지에게 맞았던 일에 대한 해결 방법이 대단했다.

보통 부모들이면 사과를 받아야할 일은 사과 받고,

사과해야 할 일은 사과시키는 것으로 끝났을텐데,

그는 아들에게는 잘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과 함께

상대방에게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법적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잘못에 대한 공개 사과와 함께

200만원의 벌금을 아들이 아닌 고아원에 납부한 영수증을 요구했다.

같은 유치원 학부모로서 과했다 싶기도 했지만,

법과 정의, 본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교육시켰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어려서부터 바둑을 배우게 한 이유는 사고력을 키우기 위함이 아니라,

아이들과 바둑을 두면서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었다는 고백은

자라면서 점점 부모와 멀어지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연스러운 대화의 기술을 전해주었다. 

 

4살배기 외동딸을 키우는 내 육아 방침은.."외동딸인 줄 모르게 키우기"이다.

외동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들에 맞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보할 줄 아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래서 "외동이기에 귀하게 보다는 바르게!

딸이기에 예쁘게 보다는 강하게!" 키우겠다고 매일매일 다짐한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여자인 내가, 엄마인 내가 놓치고 있었던

큰 바탕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똑똑하고 훌륭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르고 가치있게 키우는 교육법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을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바로 우리 딸의 아빠인 남편!!!

엄마인 나와 아빠인 남편의 교육방침이 충돌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우리 딸을 위한 내 남편이 그리는 "아빠의 기적"을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