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전 2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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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대표작가라 할 수 있는 작가가

오랜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인만큼

그 내용도 분량도 어마어마하다.

 

배경은 한참 유럽 전역이

전쟁에 휩싸인 1811년의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작은 항구 도시

'카디스'를 배경으로

카디스시민들의 일상과

프랑스와 스페인의 공성전,

그리고 카디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 권 400페이지가 넘어

두 권 합치면 1000페이지나 되는 책을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리게 할만큼 흡입력이 좋다.  

 

많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에 비해 나오는 인물들은 한정적이다.

그만큼 주요인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큼직한 사건보다는

주요인물들의 의식과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초반 낯선 이름과 배경에 익숙해지면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에

애착이 생기고

다음 일이 어떻게 행동할 지 궁금증이 생기고

나중엔 인물 전부가 실제 인물들처럼 여겨졌다.

 

전시 상황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고립된 카디스보다 더 고생하는 고립시킨 프랑스군대와

매일같이 대포가 날아들어도 별 관심없이

지금 살아가는 자신의 생활이 더 중요한 카디스시민들까지.

 

이 세상은 참으로 예측불가능한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고 흥미롭다는 걸 느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형사다.

어쩌면 가장 현실적이면서 적당히 판타지가 섞이기도 한 인물.

권력의 힘도 알고 적당히 그걸 즐길 줄도 알며 욕을 들어도 신경쓰지않고

그러면서도 개인적 상처가 있고 불의에 화낼 줄도 알고.

자기가 목표한 일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끝까지 쫓는 모습까지. 

이런 형사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알고 싶지는 않지만

범인들에겐 효과적이겠다 싶었다.

 

'공성전'의 큰 내용은 프랑스군대와 고립된 카디스와의 전투지만

카디스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푸는 내용이 곁들어져

과연 범인이 누구일까? 궁금하게 하는 스릴러적 요소도 흥미를 더한다.

마지막에 가서야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지만

중요한 건 범인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작가가 하고 싶던 말은 그 속에 있었다.

 

다음 장을 넘기는 게 참 즐거웠던 책이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대포에 관한 내용과

형사와 박사가 나누는 과학과 현상에 관한 대화들

그리고 여러 정치적 상황들이

한 번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다 읽은 후에 느낌은 뭐랄까

무언가 목적한 일을 다 끝낸 후에

더이상 할 게 없음을 느낀 공허함이랄까.

 

한동안은 카디스가 아른거려서 다른 책은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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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모든 것 - 글쓰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프레드 화이트 지음, 정윤미 옮김 / 북씽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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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렇게 서평을 쓰는 것도 그렇고

특별히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지 않아도

요새는 블로그나 간단하게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렇지만 글쓰기는 언제나 누구에게든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글을 좀 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글쓰기의 모든 것'은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더는 연습을 시킨다. 

 

글쓰기에 대해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쭈-욱 설명해놓은 책들과 달리

'글쓰기의 모든 것'은

글쓰기를 위한 연습장이라고 할까.

 

설명을 하자면

그냥 아, 이건 이런 거구나.하고

한 번 읽고 쓱 넘어가는 책이 아니라

단 한 페이지를 읽어도

책을 읽는 독자에게

생각할 문제를 던져주고

직접 글을 써보게끔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관찰력을 키워라' 페이지에서는

글을 쓸 때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중요하다고 설명한 뒤

'이렇게 하면' 에서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쇼핑객들을 관찰해보고 사소한 것이라도 기록해보자. 

처럼 실질적인 tip을 주고 있다.

 

'아이디어뱅크' 같이

글감이 될만한

다양한 상황과 아이디어들이

책에서 퐁퐁 튀어나온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나

글을 쓰고 난 뒤

원고검토시에 주의할 점 등을

위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각 페이지마다 해야할 게 다르므로

한 번에 무리해서 쭉 읽어나가는 것 보다

하루하루 숙제를 다 한 뒤

읽어나가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 

 

아무리 글쓰기에 대해 좋은 책을 읽고

읽기만 하고 거기서 끝나버리면

결국 직접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은 글쓰기를

실제로 해보는 연습을 시킨다는 점에서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말하는 것은

하루에 단 몇 분 일지라도

날마다 멈추지않고 하루하루

계속 써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뭐든 꾸준한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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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 여섯 개의 도로가 말하는 길의 사회학
테드 코노버 지음, 박혜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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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우리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매우 친숙한 이름이며 늘상 이용하는 것이다.

그 길이 우리를 인도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런 의문을 갖고 시작된 책이다. 

책은 함축적인 제목만큼이나

책두께도 두꺼웠다.

 

제목에 걸맞게

저자는 길을 통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속의 길이 어떤 모습인지 살폈다.

딱딱한 설명문이 아니라 

한 편의 여행기같은 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제목 외에 부제 속 나오는 여섯 개의 길을 따라 책이 진행되는데

 

1. 욕망의 길-원시림에서 파크애비뉴까지 에서는

부의 상징인 마호가니가 어떤 길을 통해

저 먼 페루에서 대도시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까지 오는지를 추적한다.

돈이 되는 값비싼 마호가니를 운반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법을 위반하고 위험한 길을 오간다.

그러나 그들에겐 그것이 일상 생활이자 일이다.

더불어 좀 더 빠른 수송과 소통, 경제발전을 위해 고속도로가 건설된다.

그리고 그만큼의 자연도 사라져간다.

 

2. 변화의 길-얼음 위를 걷는 쟌스카르 사람들, 접촉의 길로 에서는

히말라야 산지마을 사람들을 외부와 연결해주는

유일한 길인 '차다르'를 따라간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지에 위치해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쟌스카르는 드나들 수 있는 길이 하나뿐이다.

 그 덕에 그 곳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오래된 전통과 생활양식, 사회질서를 지키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외국인들과 새로운 길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났으며 빠르게 새로운 문화가 들어오지만 

새로이 생기는 길이 완성되면 더이상 고립되지도 않아도 된다.

그것은 과연 위협일까? 변화일까?

 

3. 위험한 길-에이즈를 싣고 케냐를 질주하다 는

장거리 화물 운전기사들이 질병을 퍼뜨리고 다닐 수도 있다는

요지의 연구를 다룬 신문을 보고 시작한 여행은

화물차 운전자들과 함께 한다.

그들은 그런 말은 터무니없으며

오히려 운전자들의 사망은 대부분 말라리아나 충돌 사고, 차량 파손 등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저자가 목격한 바에 의하면

화물차 운전자들의 주변환경은 수없이 성관계를 맺을 수 있고

절대 다수가 질병에 관해 무방비 상태였다.

운전이라는 직업은 길이 생기며 생겨난 일이니

길이 멀리 이어지지 않았다면

질병이 그리 쉽게 멀리 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길은 이어졌고

중요한 것은 상황변화에 따른 질병을 막을 예방과 교육이 아닐까 싶다. 

 

그 뒤로도 여행은

4. 증오의 길-적들의 진입로,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5. 번영의 길-중국의 자본주의를 태우다

6. 혼돈의 길-거대한 빈민촌의 띠, 라고스를 바라보며

를 따라 계속된다.

 

세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기록한 책이라

각 나라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다양한 생활과

'길'이라는 것이 그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중요하게 살핀다.

재밌는 건 어느 곳이든 변화와 보존, 발전과 보존이 문제가 되는데

그 중심엔 모두 '길' 이 있다.

길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어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문제들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책은 참 즐겁지만

 저자인 코노버가 가는 길이

익숙치 않은 길이어서

분명 저자가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음에도

그 길이 확 와닿지 않았다.

책을 제대로 읽기 전에

책에 나온 지명들을

한 번씩 살펴보고 읽으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책을 통해 세상에 참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길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인생도 알 수 있었다.

또한 길이 생기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며

그 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모든 길은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길엔 인간의 욕망도 함께 지나간다.

과연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있는 길 끝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더 늦기 전에 가던 길을 멈추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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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꺼내 쓰는 일본어 경어
슈후노토모샤 엮음, 가라사와 아키라 감수 / 시사일본어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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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일본어 경어를 좀 더 쉽게 배우고자 선택한

'바로 꺼내 쓰는 일본어 경어'

'바로 꺼내 쓰는' 이름에 걸맞게

크기도 작아서 가지고 다니는데 딱 좋은 사이즈^^





























그리고 정말 중요하고 상황별 필요한 포인트만 뽑아서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서 일단 공부할 의욕도 up↑


책은 크게

기본 경어와 테마별 경어, 장면별 경어로 나눠져있는데

제 1장엔 기본적인 인사법과 대화법, 명함주고받는 법

등이 나온다.

밑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각각의 상황에 따른 경어와 경어 설명과 함께

상황에 알맞는 삽화가 들어있어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2장에는 여러 테마 속에서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는 경어가 나오는데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할 때라든지

고객을 상대할 때라든지

거절을 할 때 같이

실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경어를 배울 수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적당한 말이 나오지 않을 때 쓸 수 있

는 센스있는 경어가 나오는데

송별회,결혼식, 장례식이나 미팅자리에서 등에서

사람들과 대화할 때

보다 부드럽게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더불어 각각의 장소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도 같이 소개되므로 유용하다.


그리고 뒷쪽에는

'젊은이의 언어','줄임말' 그리고 보다 올바른 일본어

가 나와있는데 알고 있던 일본어 중에

생각보다 정중하지 않은 말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이미 표현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그냥 넘어가지 말고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다.

끝으로 책 속에

상황별 일본어 경어에 대한 설명외에도

기본적인 인사법이라는지 대화법, 호감도 상승시키는 대

답법 등

사람과 대화할 때 언어 예의가 자세하게 실려있어서

책을 읽어보고 나온데로 실천하면

일본어 경어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일상사회생활을 할 때도

많은 도움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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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오 정원
채현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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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오 정원'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단편소설들이다.

 

굳이 장르를 설명하자면

환상소설 이라고 해야할까.

 

처음에 나오는 '숨은 빛'은

분명 배경 자체는 한국인데

등장인물들은 소피아, 푸엘라, 토마스, 쎄르쥬, 얀 등의 향연이고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일과 마법 같은 일이 섞이는 정신없는 와중에

깜찍한 손녀의 정체도 흥미로우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또는 '마누 다락방'처럼

아예 배경도 정확치않고

그저 지구 어딘가에 있을 법한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무언가에 상처받고

누구를 잃었으며 그때문에 힘들어하고

점점 치유되어간다.

이 과정에 주술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그저 누군가에게 기대기도 하는데

현실같으면서도

현실이 아니고 몽환적이지만

그 끝맛은 은밀하고 슬프다.

또, 이야기의 중심은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는 민감할 수 있는 사회현실문제도

교묘히 녺아있다.

 

이처럼 분위기가 독특하다보니

책에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처음 읽을 때는

아직 책에 적응이 안되서

응?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다시 읽을수록

놓친 부분이 들어오고 

인물관계도 다시 보이고

아!라는 느낌도 들었다. 

 

다만, 작가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인지

총 여덟 편의 단편 소설들의 느낌이

전체적으로 그리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므로

전체적인 느낌이나 분위기가 같을 수는 있겠지만

 한 편을 끝내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때

여전히 전의 그 작품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상처입고 몽환적으로 치유하고 치유받는

비슷한 패턴의 이야기가 반복되다보니

마지막 이야기를 읽을 쯤엔

지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작품 하나하나만 떼어놓고 본다면

기존의 소설들과 다른 분위기와 목소리가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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