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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즐기는 1% 금리
김광기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서른까지 1억을 모으자는 목표가 있다. 2013년 입사 초기에 설정한 목표다. 올해로 스물여덟이 되었으니, 이제 약 2년 정도 남아있는 셈이다. 내 어린 시절과 달리 요즘의 1억은 그렇게 어마어마한 돈은 아니다. 회사 근처 위치한 아주 작은 원룸 한 채의 전세금이 7, 8천 정도인걸 감안하면 대충 체감이 된다. 1억이란 목표 금액은 결혼을 위한 최소 자금을 모으자는 것이었는데, 현실은 그만큼 녹록지 않다. 빈익빈 부익부의 가속화 때문일까? 모으는 것은 어렵지만 돈을 쓰는 것은 너무 쉽다. 월급은 그대로지만 해가 계속 지나갈수록 지출은 늘어나고 있다. 갈길이 멀다. 게다가 이 책의 제목인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금리 또한 바닥을 치고 있다. 미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추진하려 한다는 예측이 얼마 전까지도 팽배했지만, 며칠 전 중국의 환율 조정으로 인해 변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는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고 한다. 고령화, 인구 절벽, 산업구조의 변화는 이를 뒷받침한다. 책에서 말하는 뉴노멀이다. 노멀의 기준이 바뀌었으니 우리도 이에 임하는 자세를 고쳐 잡아야 한다. 최악은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맛보는 것이다.
정말 실질적인 문제다. 지금까지의 내 저축 전략은 적금과 청약통장, CMA 통장뿐이었다. 그나마 적금이 내년까지 4% 후반대의 이율을 유지해줄 것이라는 게 위안이 되지만, 딱 거기까지다. 적금이 만기가 되고 나면 그다음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아직 없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가 이와 같았다. 책을 읽고서 투자를 할까 말까 하는 상황이 아닌, 뭐가 됐든 조금씩 돈을 굴려볼 연습을 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집어 들었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나도 돈을 쌓아두면 그만인 줄 알았다. 차곡차곡 쌓아서 서른이 되면 통장 속 숫자 1억을 확인하는 것. 이러한 나의 재테크 관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낸 것은 회사 선배와의 이야기 한 토막이었다. 선배는 같은 1억을 모으더라도 서른에 결혼하고 나면 사라져 버리는 돈 1억 대신, 계속해서 순환하고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1억을 모으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은행'이라는 존재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어왔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돈을 쌓아두기만 하는 은행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객의 돈으로 투자 및 대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거기서 이익을 발생시킨다. 돈을 빌려준 고객에게는 쥐꼬리만한 이자를 보상으로 주고 생색을 낸다. 우리 개개인도 하나의 은행처럼 행동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머물러 있을 때는 큰 의미가 없다. 마치 피와 같다. 오히려 썩는다. 순환하며 계속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우리는 그것을 투자라 부른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투자를 배제한 재테크로는 결코 부자의 발끝도 따라갈 수 없다. 끝. 평소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었지만, 이번처럼 귀가 번쩍했던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내게도 관점의 변화가 문득 다가온 것이다.
목표가 명확하다 보니, 책을 읽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의 전반부인 1,2부에서는 저금리 시대가 뉴노멀이 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친절하게 서술하고 있다. 입문자에게 좋은 책들이 늘 그렇듯, 설득력을 갖추기 위한 작업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투자방법에 대한 서술은 3부부터 5부까지의 분량에서 담고 있다.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의 부제인 <5% 수익내기 실전투자>와 같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 전략을 소개한다. 저금리 시대에서의 세테크와 주식, 펀드, 부동산 투자 등 각 분야에 대해서 상세하게 짚어보고 있다. 재테크 초보여서 그런지 밑줄 그을 만한 부분들이 참 많았다. 시세차익보다는 자산 그 자체의 가치나 현금 창출성에 주목하라는 부분. 국내가 여의치 않으면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라는 부분들, 특히 G2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에 주목하라던 부분이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다.(하지만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의 중국은 왠지 위험해 보인다.) 당장 가입해도 좋을 펀드 12선을 추천한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물론 이것도 2015년 3월 기준이니 참고만 하자.) 끝으로 6부에서는 은퇴 계층과 2030계층으로 나눠 장기적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내게 해당하는 '2030세대 불평 말고 준비하자'를 읽고 남는 것은 역시나 '공부하고 절약하라'는 저자의 일갈이다. 바른 말에서는 항상 쓴맛이 느껴진다.
뭐가 되었든 계속하면 는다. 주관이 있으면 더욱 빨리 는다. 운동도, 독서도, 게임도 다 그렇다. 지난주에는 소액이긴 하지만 주식을 조금 샀다. 앞으로는 월급에서 조금씩이라도 주식과 펀드에 투자를 할 생각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서른까지 1억을 모은다는 것, 그 1억이 단순한 1억이 아니기를 바란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