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제는 낮설지 않은 제목이다. 이 작품의 일부는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로 조금 접하였고, 이미 영화로도 감상한 작품이다. 또한 두툼한 책 한권으로도 이미 읽어본 책이지만 내가 이책을 또한번 읽어본 이유는 따로있다. 책속의 흑백사진들. 그것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연극'중 사진이었던 것이다. 무대분장과 소품들은 아주 옛날것임으로 명백히 보여주고 있었지만, 이 작품이 처음 발표된때 상영했었던 연극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하지만 역시 내가 전에 읽은 한권짜리 두툼한 책 보다는 생략된 내용, 부족한 내용, 미흡한 내용이 많았었다. 비록 내가읽고 있는 부분과 이미지가 동일한지는 몰랐지만 그 흐릿한 흑백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나는 여기서 전에 보았던 영화나 책에서 보지못한 단어를 발견하였다.그것은 나에겐 정말 충격적이고 이제야 이 책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내용이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대한 내용은 내 또래 아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한병태가 아버지의 전근으로 시골에 오게 되었고 처음 접하는 엄석대의 급장 권력행사에 정면으로 대항하다 점점 자신도 엄석대의 방식에 물들어가서 엄석대와 어울렸다는 것을. 그리고 나중에 서울에서 내려온 유능한 선생님에 의해 엄석대가 무릎을 꿇고 엄청난 치욕을 당했다는 것을. 그리곤 마지막엔 학교를 떠났다는 것을. 나는 그정도 까지의 내용만을 알고있었다.'일그러진 영웅'이란 마지막에 엄석대가 학교를 떠났다는 단순한 의미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책에는... 한병태가 어른이 되었을때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나타내고 있었다. "나는 기차에서 그를 단번에 알아볼수 있었다. 경찰에 이끌려 나가는 그는 바로 엄석대! 우리들의 영웅 엄석대인 것이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우리들의 영웅이 아니다. 그는 이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되어버렸다." 이 내용은 엄석대가 학교를 뛰쳐나간 이후 삐뚤어져서 나쁜길로 접어들어 지금 현재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아! 이게 진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구나!'하는 생각이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문학작품에서의 클라이막스는 그 어떤것보다도 중요한 것 이다. 물론 책의 갈등이 심화됨에서 감동과 책의 내용을 소개할 수는 있지만, 내용이 모든 끝난상태 흥분이 막 가라앉은 상태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마음한구석에서 자부하던 내 모습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또한 그렇게 두툼한 책에도 이런 내용을 다루지 않은 출판사에 문제가 있다고도 느껴졌다? 내가 읽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마지막내용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걸까? 아니면 내가 그 부분을 대충읽어 그 대목을 놓친것이었을까? 하여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진짜'를 맛보게 된 오늘은 허무하고도 가득찬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수많은 유명한 작품들도 내가 놓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것들을 다시 찾아서 읽자니 그저 막막하기도 하고 제발 앞으로는 그런일이 없기를 문학작품을 온감정으로 느낄수 있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