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져 있다고 받아들였던 삶의 방식대로 살아왔고 그 결과 주어진 부모의 역할을 하며 자식에게 에너지를 쏟으며 때로는 지친 나를 위하며 살고 있다. 주변의 누군가는 평생 자식을 뒷바라지 하겠다하고 또 누군가는 이제 나를 위해 살겠다 한다. 나는 이제 생각한다. 정해져있다 여긴 삶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내 머릿속 생각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나는 폭력적인 세상의 수혜자로 살아왔다. 누군가는 무지해서 방관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순식간에 피해자가 되어 180도 바뀐, '억울한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나, 앞으로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수혜자이면서 받은 그 무엇으로 피해자를 도울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러나 은전처럼 나도 누군가의 곁으로 가고 싶다.
믿었던 여성 사람에게 '집에서 논다'는 말을 듣고 가슴에 못이 박힌채 며칠 지내다 정신을 차리고 제목을 기억하고 있던 이 책을 구입해 읽었다. 의문투성이 세상에 대한 대답, 미처 질문의 형태로 만들어 내지조차 못했던 가슴속 답답함에 대한 답을 얻고 벅차서 눈물이 났다. 저자의 꾸준한 성찰과 탐구의 결과를 한권으로 오롯이 받아먹을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다.그녀가 마지막에 상상한 그 세계를 나도 온마음으로 꿈꾼다.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과 남편과 아들 딸 등등의 여자와 남자가,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고 제 몸을 건사하며 누구나와 마음껏 사랑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