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참을성 좋은 사람들은 체면이니, 부모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명분에 충성을 다하는데, 세상을 어둡게 만드는 건 여지없이 이런 부류다.>

한승태 작가는 진짜 삶을 살면서 글을 썼다. 어떤 명분과 고정관념과 세뇌에도 먹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줄 알고 있는 그대로 (+ 재미있게) 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는 면접을 보지 않고 채용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기피하기 때문인, 일자리를 거치면서 작업 스킬과 해로움의 정수와 그 근간을 이루는 악의 구조를 습득한다. 그에게는 '누군가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틀이 없기에 모든 인간(사장, 여성, 관리자, 외국인노동자, 생산자)을 인간 자체로 보고 멋진 껍데기나 사람 좋은 행동에 감동하지 않지만 정의로 무장해 영웅이 되지도, 그들과 거리를 두면서 고고한 정신을 사수하지도 않는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 취재하지 않았고 살아온 것을 글로 남기지 않았다. 모든 노동과 쓰기 자체가 그의 삶인, 온전히 현재를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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