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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망각의 책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13
밀란 쿤데라 지음 / 문학사상사 / 1992년 11월
평점 :
웃음과 망각의 책 (The Book of Laughter and Forgetting) - 밀란 쿤데라
책 상단에 적힌 날짜를 보니, 이 책은 2002년 8월에 구입한 책이다. 내가 그간 이 책을 왜 읽지 않았을까? 아마도 한동안 계속적으로 읽어내려간 밀란 쿤데라의 작품에, 잠시 다른 세상을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내가 이 작품을 구입한 연유는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이 책은 어찌보면, 동떨어진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작은 단편들이 묶기어, 하나의 거대한 성을 이룬 구성이다. 한 주인공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일곱의 단편 글들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있으면서도 하나의 주제를 향한 한 시대를 얘기해주고 있다. 현재의 우리의 삶을 얘기해주고 있다.
솔직히, 책 제목만으로는 이게 소설책인가 싶다. '웃음과 망각의 책'이라니. 허나, 이 제목만큼 그가 말하고자 한 내역을 잘 표현한 것도 없을 거라는 것을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작품은 일곱의 작품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잃어버린 편지들, 어머니, 천사들, 잃어버린 편지들, 리토스트, 천사들, 경계. 이렇게 말이다.
웃음과 망각이라? 이 두 명제는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책 속에는 그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는데, 나는 분명 문자로는 인지했는데, 아직 나는 그만큼 큰그릇을 가지고 있지 못한 모양이다. 다시금 웃음과 망각이란 명제에 답변을 적지 못하고 있으니. 분명 이 내 마음은 나의 심장은 알아들었는데, 나의 뇌는 나의 문장은 그것을 끄집어낼 준비가 덜 된 듯 싶다. 나에게 웃음과 망각은 하나의 변주곡이다.
책 속에서, 저자 밀란 쿤데라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 전체가 변주곡 형식의 소설이다. 각 부는 하나의 여행 행로처럼 이어져 있다. 그 여행은 하나의 테마, 하나의 사상, 하나의 유일무이한 상황으로 사람을 인도하는 여행이며, 이에 대한 이해는 머나먼 무한 속으로 사라진다.
이것은 타미나에 관한 소설이며, 타미나가 무대에 나타나지 않는다해도 타미나를 위한 소설이 된다. 타미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요, 그 내용을 듣는 주요 청중이다. 다른 이야기들은 모두 그녀 이야기에 대한 변주며, 거울에서처럼 그녀의 인생 속에서 다시 모이게 된다.
이것은 웃음과 망각에 관한, 망각과 프라하에 관한, 프라하와 천사들에 관한 소설이다. 그리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젊은 남자의 이름이 라파엘이라는 것도 전혀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