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동심원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만달라‘는 힌두-불교에서 우주 질서를 표현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만달라 체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동심원의 중심 세력과 주변 세력들이 후견인-피후견인 관계를 바탕으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인력 통제가 수월하지 않은 전통 동남아시아 사회에서는 지배-피지배 관계를 바탕으로 계급과 질서 즉 계서(階序)가 강한 피라미드 체제가 뿌리를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후견인-피후견인 관계는 일방적이기보다는 쌍무적인 성격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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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는 죽은 자를 이길 수 없었다. 죽은 자는 이미 죽었기에 죽일 수가 없었고, 죽어 널브러지고 문드러진 자세로 산 자를 조롱했다. 죽은 자는 산 자의 영광에 침을 뱉고 있었다. 적병과 아군의 시체가 뒤엉켰지만, 죽은 자에게는 산 자의 칼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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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조짐은 신기루와 같았으나, 희뿌연 것이 더 확실히 세상을 사로잡았다. 백성들이 가을걷이를 서둘러서 들을 비웠고, 곡식을 항아리에 담아서 땅에 묻었다. 젊은 군장들은 닥쳐올 싸움에 가슴이 설레었고, 군장의 젊은 아낙들이 그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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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과 모든 수는 죽음과 삶 사이를 가른다. 그러므로 공에서 수로, 수에서 공으로 쉴 새 없이 넘나드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이 엎어지고 뒤집히는 틈새를 사람의 말로는 삶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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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저절로 펼쳐져서 처음부터 이러하고, 시간은 땅 위에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고 초(草)나라 『시원기(始原記)』의 첫머리에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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