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김수영 지음 / 책읽는곰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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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김수영 지음/책읽는 곰)

1부 내 맘대로 안 되는 나 편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성장의 과정을 그림책이 보여 준다는 점이다. 성장의 과정은 <자아 형성>- <자아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 어머니, 친구(타인)과의 관계 맺음>- 충동의 과정을 거쳐 충동을 적절히 조절할 줄 아는 단계인 문명과 만남까지 그려지고 있다.
먼저 1장 나는 왜 거울에 비친 나를 사랑할까?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은 내가 좋아하는 이수지 작가의 작품들이다. <거울 속으로>에서 아이는 거울 속 이미지를 통해 그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기뻐한다. 둘이 신나게 놀다가 합쳐지는 장면은 ‘동일시’를 나타내며, 이 그림책은 거울을 통한 자아 형성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거울에 비친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곳의 나가 완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동의하고 인정해 줄 때 나는 행복해 진다. 어머니가 그런 역할을 한다.
인간은 자아를 형성할 때 영향을 미치는 두 존재가 있다. 먼저 <파도야 놀자>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 즉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고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어머니의 존재를 그리고 있다. 아어머니가 뒤에서 나를 지켜본다는 믿음이 굳건한 아이는 점점 더 과감하게 파도에 다가갈 수 있다.
어머니의 부재로 생기는 불안을 아이가 극복해 나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인정과 신뢰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어머니가 뒤에서 나를 지켜본다는 믿음이 굳건할 때 아이는 점점 더 과감하게 파도에 다가갈 수 있다. (p. 24 - <파도야 놀자>)

두 번째 책은 <아이는 나만 따라 해> 책은 타인의 역할, 친구의 역할을 보여 주는 책들이다.
친구는 서로 닮아 가는 관계임을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태아는 혼자만 움켜쥐고 있던 장난감 대신 관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행복을 깨닫는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성장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2장은 나는 왜 배고프지 않아도 끊임없이 먹을까인데 인상 깊었던 작품은 <레스토랑 sal>이다. 레스토랑 sal은 천상의 재료로 사람들을 유혹하여 먹기를 종용하는 곳이다. 손님들은 이미 sal의 유혹에 빠져 끊임없이 먹는다. 끊임없이 구강 충동에 탐닉할 때, 충동의 질주를 멈추지 않을 때 우리는 결국 스스로를 먹어 치우게 된다. 마지막 빈 접시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충동이 추구하는 쾌락은 고통스러운 쾌락임을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충동이 추구하는 쾌락을 벗어나야 하는 것은 성장 과정이다. 하지만 충동을 아예 차단할 수 없다. 충동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도리어 주체의 일상이 뒤틀려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우당탕당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책은 아래층 할머니는 위층에서 나는 소음이 싫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되자 오히려 귀가 커지는 병에 걸린다. 이 그림책들은 통해 인간은 충동의 동물이지만 충동을 지나치게 차단하거나 충동 무한 질주를 멈추지 못하면 주체는 파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의 충동을 내적으로 제어하려는 쾌락 원칙 욍 충동을 효율적으로 적절하게 막아주는 장치가 우리 셰계안에 있다. 그것이 문명이다. 에너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항상성의 법칙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일정 시간 지나면 아이가 더 이상 손가락을 빨지 않는다. <제렐다와 거인> 그림책은 원초적 충동을 제어하는 문명의 맛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규칙이 있는 세상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그렇게 살겠다고 결심한다. 규칙 속에서 보조를 맞추어 살겠다고 스스로 약속한다. 제랄다가 맛본 음식을 먹은 뒤 거인은 더 이상 아이를 먹지 않는 것이 그 증거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거치면서, 아이는 모든 것을 다 주던 어머니와 분리되고, 아버지의 세계라 일컫는 ‘상징계’에 진입한다. 법과 언어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붙는다. 이전까지 어머니에게 받은 모든 것, 어머니가 주리라 기대하던 모든 것은 앞으로 철저히 금지된다는 것이다. 금지된 것은 아이의 무의식을 형성하고, 아이는 자기가 원하던 대상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 그것을 상징계에서 다시 꼭 찾아야겠다는 의지만 남는다. 이게 욕망이다.(--- p.55)

욕망은 내가 사는 세상에서 어떠한 대상을 통해 불만족과 결여를 채우려는 행동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러나 결코 도달할수 없는 그것을 갖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인이다. 이것이 욕망의 속성이다. 우리는 이런 욕망의 속성 때문에 열정적으로 뭔가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는 그런 욕망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가질 수 없으니까 지레 포기해버렷다면 멋진 추억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힘들어도 욕망을 향해 한 발 내딛어 볼 이유인 셈이다.


2부. 욕망과 관계의 마법 중 1장의 제목은. 사랑받고 싶은데 왜 버려져야 해?이다. 인상 깊었떤 점은 어린아이를 깊은 숲속에 버리고 냉정하게 가 버리는 엄마라니, 참으로 잔혹한 이야기다. 그런데 아이를 버린다는 것은 사실 어머니와의 ‘분리’를 상징한다. 이는 아이가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어머니에게서 버려져야 ‘상징계’라고 하는 언어와 법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헨젤과 그레텔을 모질게 내친 새엄마는 도의적으로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이지만, 정신분석의 측면에서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속박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선택을 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불행한 제제벨들의 양산을 막는다는 점에서 말이다.(pp.84~85) 두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모험을 떠나야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알사탕>에서 그리고 있다.
동동이는 마지막으로 남은 투명한 사탕을 빨아 보지만, 이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 사탕은 그냥 보통 사탕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주변의 사랑으로 자기 존재감을 높인 동동이는 단풍이 멋진 공원에서 낯선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뒤쪽 면지에는 새로 사귄 친구와 신나게 킥보드를 타고 노는 동동이가 보인다. 알사탕으로 위로받고 용감해진 동동이는 이제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p. 207 - <알사탕>
그림책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 짓기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하는 순간.
그런 모든 순간을 모아둔 것 같다. 그림책을 보며 내가 몰랐던 나를 알게 되고 인생을 배우고 삶을 배우고 있다. 나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도 하고 타인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나를 이해하고 알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도 이해하고 알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저 막연히 알겠다고 생각하던 부분들을 정신분석이론으로 보다 명확하게 알려주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쉽지 않은 부분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시간 내서 다른 부분들도 더 읽고 서평을 완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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