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특강DVD 포함) 인문의 바다 시리즈 2
최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참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고전은 늘 우리에게 늘 갈증을 준다. 그래서 몇 년, 혹은 몇 십년이 지난후에도 기회가 되어지면 또 다시 집어드는 책들이 고전이다. 서양의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가 그랬고, 동양의 공맹이나 이이, 이황의 정치철학들이 그랬다. 읽고 싶어서 책을 펴고 난 후 덮기를 몇번이나 했었던지, 아마 의무감 같은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반드시 읽어봐야 겠다는 의무감.. 그러다 좀 쉽게 풀이 된 책을 만나게 되면 그 책은 몇달동안이나 내손을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이 그랬다.

 

중국역사는 그 땅덩어리 만큼 크고 복잡하다. 공맹이 살았던 시대, 춘추전국시대와 위진 남북조를 거쳐서는 더욱 그랬다. 삼국지, 수호지 그리고 중국고사의 대부분이 이시대에 나오지 않았던가. 난세였기에 많은 영웅이 탄생했고, 많은 일화를 만들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그런 일화나 고사성어를 이야기속에서 다시 접해 정리할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실제로 정리되지 않았던 지식들이 이 책을 통해서 많이 정리되었다는 점이다. 막연히 알고 있던 공맹뿐만아니라 순자, 노자, 장자, 묵자, 한비자, 고자 그리고 그들의 사상을 이어받은 조선시대의 이황, 이이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사상이 시대적 배경와 어떻게 어울어졌는지, 국가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이해하도록 하였다.

 

또 흥미로운 점은 현대의 사건들과의 연결이었다. 특히 감명깊었던 것은 공자의 인의 사상을 실천한 브라질 태통령 룰라의 이야기였다. 사실 이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사람이다. 평소 사람은 나쁘지 않다. 정치를 하게 됨으로서 나쁜사람이 될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내게 룰라대통령의 이야기는 평소 청렴결백으로 존경해마지 않았던 이황만큼 내게 와 닿았다. 서양의 철학과 동양의 철학을 비교한 목록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데카르트의 인식론과 장자의 호접지몽의 상대적 인식론, 밴덤의 공리주의와 묵자의 최대다수의 기본적 생존권보장을 주장한 겸애사상, 마키아벨리즘과 법가의 왕의 법세술과 같은 비교는 참으로 좋은 비교의 예였다.

 

조금 혼란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현대의 예를들어 그들의 사상을 설명하고 있다. 순자와 법가의 인간관에 대한 혼란은 남아선호사상의 예로서 설명하는데, 순자는 옛성현의 말씀을 가지고 TV프로그램이나 홍보전략을 통화 교화작업으로 계몽하는 식이고 법가는 성별감별에 간한 의사나 부모를 처벌하는 규정을 만든다와 같은 식으로 두 사상을 정리하여 쉽게 이해하도록 하였다. 또다른 예를 보면 같은 의를 중시한 고자와 맹자의 사상에 노인을 보고 인사를 하는경우 고자의 사상은 할아버지란 외부적 상황때문이니 의나 예는 내 본성박에 있다는 것으로, 맹자는 나에게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그런 행위가 이루어져있다고 설명하는 식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고 삽화를 추가하여 좀더 쉽게 이해를 돕고 있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다. 하루 10분 고전 명문 읽기코너를 각 사상가들의 설명후에 삽입함으로서 낮익은 문구들과의 만남도 다시금 갖게 했다.

 

 

내게 가장와 닿았던것 역시 노자의 사상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매료되었을 사상, 물처럼 살라는 그의 5천자밖에 되지 않은 도덕경에 녹아 내려진 사상을 다시금 만나는 기쁨도 역시 좋았다. 세계에서 단 세권의 책만 남기고 불태워 버린다면 도덕경이 그 세권가운데 들어가야 한다는 어느 독일철학자의 말이 쏙들어오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었으리라.

 

 서평을 마치며, 노자의 무위에 대한 다스림의 문구로 끝을 맺는다. 최고의 정치를 하면 백성들이 왕이 있다는 사실만을 안다. 그다음 수준의 정치를 하면 백성들은 그를 가깝게 여기고 칭찬한다. 그다음은 백성들이 그를 무서워한다. 그다음은 백성들이 그를 업신여긴다. 왕에게 신의가 없으면 아무도 그를 믿지 않는다. 훌륭한 지도자는 말을 아끼고 삼간다.

 

2013,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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