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 나는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한한 지음, 김미숙 옮김 / 생각의나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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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버려졌었던 1988년에 출시된 스테이션 왜건을 재생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다. 이 책이 중국에서는 2010년에 출판되었으니 20년이 넘은 차를 타고 가는 여행인셈이다. 주인공은 그 여정속을 나나라는 매춘부와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함께 동행한다. 스토리는 나나의 지나온 세월을 듣는 길위에서의 현재와 생각속의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목적지가 있는 나와 목적지가 없는 나나의 짧은 여행속에서 주인공 나는 또 다른 세상에 도달한다.

작가 한한의 이력을 보니 17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글쓰기에 몰입한 82년 생이었다.그의 이력을 보며 세상속에 섞이지 못했을 상상하며 책을 읽으니 주인공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아마 이책의 부제 "나는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작가 한한의 바램일 것이다. 평범치 못한 생활을 했을 그는 특히 글을 쓴 그는 보통사람들과 소통때마다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느꼈을 것이고 다름에 대한 막힘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보면 작가는 긍정적이고 정의로운 사람이란 느낌이다.

매춘부 생활속에서의 나나라는 캐릭터를 통해보면 힘든상황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강인한 캐릭터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 미래를 설계하였었고 임신한 것을 안 이후는 아이에 대한 책임으로 견고함이 더 해지는 강인함을 보여주며 주인공 역시 자기 방어가 강한 캐릭터지만, 끝까지 나나를 버리지 못하며 그녀를 돕게 되는 그것이 사랑이나 우정이 아닌 일종의 인간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입견, 82년생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나 보다. 그래서 책을 읽는 중반까지도 간단한 이야기 구성에 깊이감이 없는 듯한 느낌이들었었다. 딱 그만큼 산사람의 그만큼 생각이 쓰여졌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진행되어가며 결말이 궁금해지는 흡인력을 느꼈고 작가의 삶이 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행간의 의미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 처럼 전체적인 내용이 그려지며 그 속에 흡수되어지는 나를 발견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재미있다. 그리고 덮은 후엔 생각이 있다. 가벼움 속에 삶이 있었고 무거움 속에 희망이 있었고 고독속에 소통이 있었다. 작가는 세상과의 소통이 어설플지는 몰라도 생을 이해함에는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결말은 그렇게 끝냈을 것이다.  그저 3일을 함께 지낸 사람의 생을 이해하기는 힘든일이었을테니...

1988을 만든 사람과의 마지막 대화는 1988에 대한 당부였다. 1988의 리터기가 잘못되었다는 것, 기름을 넣을때는 몇리터까지만 넣어야 한다는 것, 제너레이터에 대한 당부, 죽음을 앞둔 사람의 대화는 내 삶은 이랬어. 나는 무엇을 원했어 이것이 아쉬워. 이랬어야 했어, 이래줘가 아닌 차에 대한 당부뿐이었다. 가장 무서운것은 두려움이라는 말과 함께.. 이런 이야기를 이해할 사람은 드물다. 나나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있을까? 혹시 겉으로만 완벽하게 소통하는 척 하고 있진 않은가?


2011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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