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김용만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김진명 소설의 몽유도원을 읽으면서 광개토태왕의 비문에 대한 관심을 갖게되었다. 광개토태왕의 비문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의 견해 차이와 학자로서의 양심, 그리고 해석을 통해 주입된 사고를 보면서 분노와 이해를 함께 하기도 했었다. TV에서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것들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동기이다. 이 책을 처음 집어 들고 쭈욱 읽어가며, 역시 가장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본 부분도 8장, 고구려에 등장한 왜국의 이야기였고, 그다음이 9장 후연과의 관계였다. 이렇듯, 접한 만큼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한국에서 일고 있는 고구려에 대한 관심과 TV에서의 사극바람은 역사바로 알기에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이 책은 1775자의 구성된 광개토태왕의 비문을 근거로 삼국사기와 박제상열전, 또 일본본기와 고구려를 연구하고 있는 많은 학자들이 쓴 무수한 문헌의 비교 분석을 통해 작가가 추측하는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이야기이다.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미천왕때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때까지의 이야기와 그 시대의 중국의 상황- 즉, 전연, 후연, 북위, 거란의 관계-과 아래 백제, 신라, 가야, 왜 등의 정치, 경제, 문화 및 실생활등을 설명함으로서 고구려의 광개토태왕을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답답했던것은 우리나라 민족이 정벌보다는 방어위주의 나라였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도 느꼈듯이 고구려 외에 백제 신라 역시 왜를 공격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가지였겠지만, 그러한 것들이 고려로, 조선으로 넘어와서도 늘 방어만을 했기에-물론 사대부의 나라였던 조선에서는 의미가 다른방어였겠지만 -, 900번의 침공을 받은 나라로 되어있다. 이것은 900번의 침공에서도 살아남은 끈기있는 나라로 볼수도 있겠지만, 900번이나 침공을 당할만큼의 나라이기도 하였다는 의미다. 과연 그것이 미덕이었을까? 현대와 같이 완전한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던 그 시기에 최선의방어는 공격이었다.

 

이책에서는 광개토태왕의 백제 신라정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광개토태왕의 성품은 대인에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책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고구려 천하의 수호자인 광개토태왕은 천하질서를 어지럽히는 무리를 처단해야 할 의무가 있던 사람이고, 더군다나 백제는 같은 조상을 섬기는 나라였기에 백제인을 수묘인으로까지 쓰도록 한다. 그런의미에서 작가가 말한 고국원왕을 죽인 백제에 원수를 갚고, 복수를 한다는 정벌원인보다는 마음을 얻고 같이 화합해 나가며 조공을 받치는 것으로 우위의 국가임을 알려주는 선에서 완전정벌은 하지 않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추측을 해본다. 예전 중국이 그랬던것 처럼 말이다.

 

이책이 비록 광개토태왕과 비문을 위주로 다루고 있긴 하지만, 광개토태왕의 정복정책이 단지 재위기간인 22년만으로 이루어진것이 아님을 알수 있는데, 소수림왕의 율령반포라든지, 태학설립, 또 불교수용같은것들이 광개토태왕의 정복정책의 밑바탕이 되었고, 광개토태왕이 이루지 못한 평양천도라든가, 남하정책 및 고구려 부강은 장수태왕에 와서 확고히 이루어진점을 보아, 작금의 시대에 일회성 정책들이나, 새로운 정책이라 하여 과거의 것은 모조리 갈아치워 연계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겼다.

 

광개토태왕의 비문에 왜국은 무려 여덟번이나 등장한다. 이는 백제가 등장하는 횟수와 비슷하다고 할정도다. 이것은 일본에게 그들의 조상에 대한 과대평가를 하도록하는 계기가 되었고,  자기네 식으로 비문을 해석하여 식민사관의 타탕성을 주장하게도 하였지만, 어째든 비문에 여덟번이나 등장했다는것은 그만큼 비중이 컸던 곳이 왜국이었다는 설명이 되겠다. 물론 자체적으로 고구려를 침공했든 백제의 사주를 받고, 신라의 사주를 받고 고구려를 침공했든간에 왜국의 위치나 역량이 우리가 단순히 알던 소국은 아니었을거란 이야기가 된다.

 

일본학계는 고대 왜국의 활동을 과장해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한국 학계는 고대 왜국에 대해 가급적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필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의 시대가 있었고, 그에 따른 일본에 대한 반감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초중고 교과서에서 또는 위인전에서도 고대왜국은 미개한 나라고, 국가형태조차 갖추지 못한 나라로 배우지 않았던가? 민족주의적 편견을 버리고 고대 일본에대한 공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동감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우리는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을 바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작금의 시대에 일본과의 많은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역사는 현시대의 거울이다라고 말한다. 역사를 바로 알아야 현시대를 바로 이끌수 있으며 미래도 바로 서게 될 것이다. 지금 이러한 역사찾기 노력들이 조금씩 되어지는것이 참으로 기쁘며 논문처럼 어렵게만 쓰여진 책들을 작가의 추측으로 풀어쓴 이 책을 접하게 되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감사의 말을 전한다.

 

2011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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