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1920년 9월 16일 정오, 트리니티 교회의 종이 12번이 울리고 월가가 폭발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속에서 보이는 시대적 배경은 핫도그가 처음 나오고, 미국내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었고, 무정부주의자, 극단주의자, 사회주의자 혹은 광신자 이를 아울러 테러리스트로 불리어지던 사람들에게 프랑스대통령이, 이탈리아 왕, 미국 매킨리 대통령, 스페인 총리,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함부르크대공이 암살되던 시대, 그래서 세계1차대전이 시작되었고 종전이 되었던 그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20년은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있었던 시절이며, 미국전역의 여성들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해이고, 윌슨의 시대가 가고 29대 대통령 공화당의 워렌하딩이 승리한 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프로이드가 살았던 시대이며, 마담퀴리가 1g의 라듐을 구하지 못했던 시절이며 이러한 사실을 서로 연결하여 죽음본능의 스토리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의사 스트래섬 영거와 형사 지미 리틀모어, 퀴리부인밑에서 수학한 프랑스 여자 콜레트루소와 그녀의 동생 뤽의 이야기로 엮어지고 있다.

소설의 발단은  콜레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으로 시작되고, 콜레트에게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지는 소설이 다 끝날쯤에 밝혀지며 중간 중간 영거와 콜레트의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릴레이션을 엮어가며, 왜 소설이 프로이드의 이론인 "죽음본능"이어야 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프로이드는 콜레트의 동생 뤽을 치료하는 과정과 세계1차대전이란 전쟁을 통해 죽음본능을 설명하고 있다.

뤽의 고통.. 최악이었던 한순간을 몇번이고 다시 자기 자신에게 경험하도록 하는것이나, 전쟁신경증환자가 반복강박을 경험하도록 하는것은 죽음본능과 관계가 있다. 보통 우리는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생리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성을 쌓는거다. 이 방어기제는 우리의 죽음을 인식밖으로 밀어낸다. 그런데 이런 방어기제가 무너지면, 즉, 외상(트라우마라고 표현해야겠다)으로 인해 죽임이 성을 뚫고 들어오면 공포가 밀려들면서 정신적 재난이 시작되며. 죽음 혹은 죽음에 가까이 갔던 순간들을 재생하고 재경험한다. 이유는 공포를 방출하면서 쾌감을 느끼게 하며 최소한 불쾌감을 덜게 된다. 

 

모든 심리학적 현상은 기저에 쾌를 증대하고 불쾌를 줄이려는 충동이 동기가 된다. 우리에겐 쾌락원칙을 넘어서는 충동이 있다. 허기와 같은 근본적이며 사랑처럼 저항하기 힘든 또 다른 본능이다.  이것이 죽음 본능이다. 타인을 죽이고 싶은 욕망, 근본적으로는 죽음을 갈망하는것, 파괴를 갈망하는것이다. 다른사람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 그건 우리 세포에 우리의 원자에 내재된 것이다. 우주에는 두가지 본질적인 힘이 있다. 하나는 물질을 물질로 끌어 당긴다. 생명이 생겨나고 번성하는 원리다. 물리학에선 이걸 인력이라고 하고 심리학에선 사랑이라고 한다. 또 다른 힘은 물질을 떼어놓는다 해체, 분해, 파괴의힘이다. 이 우주에 있는 모든 행성, 모든 별은 인력으로 서로 끌어당길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반발의 힘으로 서로 밀어내기도 한다. 유기체 안에서 이 힘은 동물로 하여금 죽음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충동이 된다.

 

그러면서 프로이드는 "과학에는 선과 악이 없다. 죽음 본능은 우리 생물학의 일부다. 세포 하나하나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기파괴를 초래한다. 죽음본능이 작용하는 예이다. 만일 세포가 죽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세포는 끊임없이 부자연스럽게 분할하며 재생산하게되고 암이된다. 그것이 암의 정체이다. 죽을 의지를 상실해 고통받는 세포, 죽음본능은 악하지 않다. 적재적소에서는 그 반대개념만큼이나 우리의 안녕에 필수적인것이다. "라고 하여 죽음본능을 정리한다.

 

또한 프로이드는 월가의 폭탄사건은 새로운 어떤것의 전조로 설명하고 있다. 죽음 본능은 단독으로 작용하는 법이 거의 없다. 월가 폭탄사건은 죽음본능이 해방되어있다. 생명본능에서 풀려나고 자아가 그 행동을 평가하는 양심이라는 이상으로부터 풀려난 셈이다. 어쩌면 전쟁이, 또는 이데올로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언제나 죽음을 숭배해왔다. 모든 고대 종교에는 죽음의 신이 있었다. 라고 말함으로서 윌가의 폭탄사건을 죽음본능에 맞춰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죽음본능의 이론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파괴를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소설은 말하고 있다. 라듐시계공장의 브레이튼과 멕시코와 전쟁까지 불사하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자 했던 폴의원의 양심을 잃은 파괴 본능을 주인공 지미 리틀모어는 폴에게 월가폭탄사건에 대해 "이해할수 없는것은 어떻게 자기나라 사람들을 그렇게나 많이 죽일수 있는냐는 겁니다. 굳이 정오를 고를 필요도 없었습니다. 폭탄는 아무때나 터뜨려도 되었어요. 당신은 단순히 반역자인것만이 아닙니다 폴 당신은 일종의 괴물이에요. "라고 말함으로서 리틀모어의 생존본능의 우위가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소설은 단순한 납치사건이나, 영거와 콜레트의 애정관계, 그리고 정직한 리틀모어의 월가폭발사건의 수사로 진행되며 몇몇 사건들을 일으켜 전개하다가 결국 라듐시계직공들의 라듐중독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 미국은행과 정치가의 멕시코침공 모의, 마담퀴리 라듐기금모금등과 같은 사실을 사건들과 접목해가며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월가 폭팔사건을 작가의 관점에서 추측하여 범인을 지목하고 있는데, 실존인물들과 묘하게 겹쳐있고 또한 현 정치권이나 미국의 행위로 볼때 최고의 추측이란 생각에 사실처럼 각인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700여페이지에 걸친 장편을 사실 두 권쯤으로 나눠 낼수도 있었을텐데, 한권으로 내어준 현대문학의 마인드에 최고만족 점수를 주고 싶다. ^^

 

2011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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