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멜론 슈거에서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최승자 옮김 / 비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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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요일마다 다른 색깔의 태양이 뜨고 워터멜론 슈거로 물건을 만들어 쓰는 마을. 
곳곳에 크고 작은 강이 흐르고 송어가 사는 곳. 
처음엔 이곳이 천국 같은 아름다운 곳 유토피아를 표현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와 대조 되는 '잊힌 작품'들은 타락한 문명을 얘기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책을 덮고...아니 사실 읽을 때에도 과연 이곳이 천국일까?
 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 지점이 종종 있더라고요. 젤 처음엔 이 곳엔 책이 없다는 점이었어요. 
잊힌 작품에서 가지고 온 책들은 장작으로 다 써버렸고,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쓰여진 책은 35년 전에 쓰인 책인데 무슨 책인지도 모르죠. 
또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마거릿의 장례를 치르기 전 식사에서
 프래드가 "좋은 햄이야" 소리를 여러 번 하는 부분.  

이 곳은 큰 고통도 슬픔도 없는 곳 일 뿐 아니라 거의 모든 감정이 사라져 버린 곳 같다는 느낌.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책 또한 필요 없는 곳이죠.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안 읽어서인지 송어나 호랑이의 의미도 잘은 모르겠지만...... 
친절하고 똑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잡아먹고 살던 호랑이를
 모조리 말살 시키고 마지막 호랑이를 죽인 자리에 송어 부화장을 세웠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잊힌 작품 안에 살던 인보일 일당이 술에 취한 채 아이디아뜨로 내려와 
보여주려했던 아이디아뜨의 진짜 모습이란 무엇일지..가면 무도회의 의미는?

 자본주의, 물질주의를 모두 버리고 이상적이기만 한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진짜 현실을 맛 본 사람들이 깨우침을 주려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나의 이름' 파트에서 작가가 표현한 것처럼, 이 책은 해석 전체를 다 독자에게 맡겨 버린 것 같습니다.

내 이름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냥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불러달라. (p17)


책을 읽은 다른 분들의 해석이 무척 궁금하네요.
 비채 덕분에 지금껏 읽어보지 못한 색다른 형식의 책을 만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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