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의 눈썹달 글라이더 청소년 문학 1
서동애 지음 / 글라이더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소록도의 눈썹달>은 소록도와 한센인이라는 다소 다루기 힘든 주제를 어른의 시각이 아니라 유년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작가는 평화로운 가정에 한센병 환자가 발견되면서 소록도로 향하며 겪은 일,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움, 수탄장의 눈물, 선착장 속에서 이별 등 여러 사연과 곳곳의 역사적 사실까지 어린이들에게 쉽고 부드럽게 읽히게끔 풀어냈습니다


그동안 소록도에 관한 기존의 문학은 상처와 어두운 점을 주로 조명했지요. 그러나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라고 어찌 슬픔과 애환만 있을까요. 봄 햇살에 나리꽃도 빛나고 아름다운 사랑도 있었습니다. 전쟁에도 피하지 않은 소록도 의사들도 있었고 자원해서 이 외딴섬을 찾은 파란 눈의 두 수녀도 있었습니다. 


희망을 예비하지 않은 시련은 없습니다. 소록도에서 한센인의 아들딸로 태어난 주인공 성탄이와 달희 남매도 회사원으로, 간호사로 잘 성장해서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소록도의 눈썹달>은 한센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모든 사람들 이야기, 아픈 환자가 있는 가족의 이야기..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흥미 위주의 아동청소년설이 범람하던 시대에 이 책은 단연 돋보입니다. 한센인들의 삶이 아동 청소년의 시각으로 눈높이에 맞게 정제되고 절제되었습니다. 숙연한 역사는 강물처럼 흐르게 하고 일상의 행복은 잔잔한 달빛으로 살려냈습니다.


이 책은 읽는 건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가장 빛나는 여행입니다. 누군가에게 눈썹달이 되고자 하는 보

석 같은 마음을 품게 하는 여정입니다. 우리 아이들, 청소년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아름다운 소록도에 곳곳에서 목련이 활짝 피어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센병을 걸린 이들을 문둥병이라고 경외시하거나 혹은 따뜻한 손길을 건네지 못한 마음의 빚이 있을 겁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 책을 건네고 나누며 그 마음의 빚을 갚을 차례입니다. 그들의 아픈 역사가 아름다운 목련꽃으로 다시 피어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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