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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신비로운 제주신화 - 어린이들과 함께 읽는 제주신화
김순란 지음, 손령숙 그림 / 나무늘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클라스가 다르다.’는 말이 있다. 예를 들자면 명문 프로축구팀과 고교 축구팀의 실력을 비교해 실력차가 너무 날 때 ‘클라스가 다르다.’ 라는 표현을 쓴다. 이 책에 나오는 제주 신화를 만난 느낌은 말 그대로 클라스가 다르다!
신비롭다는 표현으로는 제주 신화를 감당해 내기 어렵다. 어떻게 이런 신화가 전해 내려 왔을까. 이 책은 신화는 따분하고 정형적 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볍게 깨버린다. 스케일이 크고 변화가 무쌍해 도무지 줄거리 예측을 할 수가 없다.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햇빛을 보지 않아서 아름다운 여인이 되는 이야기 같은 신화를 기대했다면 낭패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첫 장을 접하는 순간부터 허리우드의 판타지를 능가하는 모험과 상상의 날개가 스피디 하게 펼친다.
동공이 흔들릴 정도로 시공을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들이 쏟아져 다가온다. 그렇다고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아니다. 제주 신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이 많다. 삶과 죽음, 효도, 탐욕, 권선징악, 인과응보….인간 만 사 모든 삼라만상이 제주 신화 속에는 녹아 있다. 그 중 신기하고 오묘한 얘기만 이 책은 엑기스로 추려졌다.
이 책을 읽고 다시 보는 제주도는 또 다른 세계다. 돌 하나, 파도 한 자락을 접하는 마음 가짐이 달 라진다.
<창조신화>, <건국신화>. <일반시화> 세 파트로 총 12개의 신화가 책장을 넘겨갈 수록 독자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다. 작가가 동화 구연가라 그런지 이야기를 들려주듯 읽기 쉽고 편하다.
제주도민은 물론 이거니와 누구나 때가 되면 찾는 제주도를 찾는 모든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귀한 필독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