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선물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44
홍순미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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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에게 선물할 그림책을 찾다 이 책, <한밤의 선물>을 만났다. 한지란 걸 믿기 힘들 만큼 세밀한 색채 표현과 몽환적인 분위기, 그러니까 그림에 반해 집어 들었지만 읽고 난 후엔 내용까지 내 맘을 사로잡았다. 


어둠과 빛이 낳은 다섯 아이, 새벽 아침 한낮 저녁 한밤에게 시간이 선물을 준다. 새벽이에겐 어슴푸레한 물안개빛이, 아침이에겐 파랑새의 푸르름이, 한낮이에겐 태양빛 노오랑이, 저녁이에겐 고운 붉은 노을이 선물로 주어졌다. 그렇지만 한밤이에겐 그저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울고 있는 한밤이에게 형제들은 각각 자신의 색을 선물해주고, 한밤이는 다른 형제들에게 그림자로 보답한다.


건물 속에 들어 앉아 일하다 보면 어느새 사위가 어둡다. 매일이, 하루가 시계 속에 숫자에만 박혀 있어 창밖의 빛깔이 어땠는지 잊은 지도 오래다. 그러다 <한밤의 선물>에 담긴 하루의 빛을 보니 어쩜 이렇게 다양한 색을 갖고 있었는지 퍼뜩 깨달아진다. 참 예쁜 오방색이 이렇게 하루 속에 숨어 있었구나. 아니, 숨어 있지도 않았는데 내가 보지 못하고 매일이 지루하다 한숨 쉬고 있었구나. 문득 눈을 들어 하루를 가만히 응시하고 싶어졌다. 이 아름다움을 나 대신 보아준 작가에게 고맙다.


마지막 장을 한참 들여다 보다 괜히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한밤에 툭하면 깨어 무섭다 우는 조카도 이 책을 보며 한밤이의 예쁜 점을 알아봐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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