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문
임동석 역주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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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다향(茶香)을 느끼고자 한다면 인사동 찻집을 찾으면 제격일 것이다. 벽에 바른 한지며, 운이 좋을 땐 고가(古家)에서 가져다 붙여놓은 옛날 문이 있는 그런 곳이면 정말 좋겠다. 때로 삶에 지친 이들은 곧잘 고풍(古風)의 장소에서 단아한 휴식을 즐기고자 한다. 몸의 고됨을털어내는데 그 마음의 정서까지 고려해 쉼의 장소를 물색한다는 말이다. 느즈막한 오후, 그러한 고풍(古風)의 쉼터를 찾아갔을 때 잘 덖은 찻잎에서 우러나오는 향기로운 찻잔 옆에 문득 놓여 있는 책이 이 책일 경우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리고 차를 마시며 책 한 구절 펼쳐 읽으며 그 하루를 돌아보면 좋을 것이다.

望于天, 必思己所爲  하늘을 바라보아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해보고

望於人, 必思己所施  남을 둘러보아 자신이 무엇을 베풀었는가를 생각해 보라

하지만 책을 읽는 곳이 꼭 찻집은 아니어도 상관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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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라라가 있다
박미경 지음 / 명상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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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큰 기대감으로 펼쳐보았던 책이었다. 저자의 자유기고가로서의 명성을 그 안에서도 엿볼수는 있었다. 그러나 실망이 된건 평소 저자의 '필력'에 잣대를 두고 봤을때 편안하게 신변잡기들을 스케치한 가벼운 내용 때문에 재미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함량미달(?)의 자서전류나 '미달표(?) 책'들과는 확연한 구분이 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행간마다 저자만의 특징과 표현의 번뜩임도 발견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를테면 실망의 수렁에서 건질수 있었던 유일한 지푸라기였던 셈이다.

정리를 한다면

1)이야기 책으로 본다면 생각보다 진짜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2)그러나 수필을 공부하고 싶은 이의 입장이라면 참고교재로 보면 좋을 것이다.
3)표현상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그러나 소재가 너무 재미없고 빈약하다. 내용이 좀 더 재미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4)결론적으로 말해 '글'로 보인 책이 아니라 책 발간을 위한 '원고'로 느껴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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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이 만난 우리시대 작가 17인
박미경 지음 / 한국문인출판부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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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맥을 놓고 있다가도 정신이 번쩍 나는 때가 있다. 그건 자기 입맛에 맛는 책을 찾아 금세 탐닉에 들어가게 되었을때가 아닌가 한다. 이 책은 다른 문학서들과는 판이한 차이가 있다. 소설, 수필, 시로 통칭되는 문예분야와는 또 다른 감각의 맛이 느껴진다. 내가 알기로 저자의 직업은 '자유기고가'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어디 자유기고가가 한둘이겠느냐만, '자유기고가'란 이름으로 견줄때 저자에게 비견될만한 '숙적'을 나는 아직껏 만나지 못했다. 이레저레 신문사, 잡지사의 녹으로 10여년을 살아본 필자의 견해로선 그렇다. 마치 '마술사'가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묘기'를 보여주는 것에 견준다면 저자가 인터뷰 기사를 엮어내는 솜씨는 가히 '신묘'라 할만하다.

인터뷰한 내용을 '저자만의 독특한 문학적 호흡으로' 엮은 책이다. 조병화 시인으로부터 미당, 구상, 중광, 김남조, 금아(피천득) 등 이 시대에 걸출한 문인17인들과의 대화가 저자만의 표현과 시각으로 기록되어 있다. 인터뷰 기사이기에 다소 딱딱한 느낌도 없진 않다. 그러나 세인들의 이목집중을 위해 관심사만을 추적해들어간 일간지류들의 흥미진진한 인터뷰 기사와 비교한다면 후자의 것들은 다분히 그 읽히는 맛에 있어 '인스턴트적이다.

오래 곱씹어도 또 읽고 싶은 '문학냄새'가 다분히 깃든 이 책은 '기자'지망생들이나 자유기고가들에게 감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러나 단지 읽고나서 '그래, 잘썼구나'하는 느낌만을 취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라. '글쓰기'에 대한 '집착이나 의무감' 등으로 마음이 무거운 사람이 있다면 저자의 이 글들을 통해 공부를 해보라는 것이다.
어쩌면 초보자유기고가들에겐 산같이 높아보이는 경지의 글들이겠지만, 많이 읽고 노력
하는 자에게 반드시 꿈(*)은 이루어지는 법. 이 땅에서 '자유기고가'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필독서다.

'축복받은 시인의 자랑을 기대하던 마음에 뻐근한 통증이 온다. 세월의 궁륭이랄까. 높고 높게 드리워진 시인의 생애와 함께한 수천편의 시를 그는 '호흡'이라 표현했다.
-조병화 시인과의 인터뷰 기사문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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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의 시와 노래
석선 지음 / 돌나라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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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는 냉담한 바위가 되라/역경에는 흐르는 물이되라/어두운 밤 세상에는 드높이 떠 비추는 달이 되어라/('수석월 되라'전문)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사랑하기 전 먼저 사랑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거절할때도 여전히 사랑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미워하여도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요 아름다은 사랑은 상대가 악하게 대하여도 상대를 선대하는 것이요 (중략) ('아름다운 참사랑'중에서)

사랑하는 내 아들아/너는 흙이 되어라/내가 다시 말하노니 흙이 되어라...온 세상 동물들이 내놓는 독소들/공장과 차들이 내놓는 독소들/말없이 다 받아먹고 삼킨 후/좋은 영양만 내놓고/좋은 채소와 열매들만 내놓아/만민과 생물들을 대접해 주는/너는 흙이되어라/ (중략) ('너는 흙이 되어라' 중에서)

시인은 오늘도 산 그림자속에 묻혀 하루를 살아간다. 나무를 한 지게 꾸리느라 몸이 고단한 것도 새 친구들이 불러주는 노랫소리로 풀고, 이마에 흐르는 구슬땀도 시원한 계곡 물에 씻어내면 어느새 마음은 말끔하게 단장이 된다. 시 한줄 한줄이 자연과의 교감이자 묵상이다.

그렇다고 시가 무겁다거나 장중함의 부담감으로 다가서지도 않는다. 자연이 사람에게 선사할 수 있는 말 그대로의 교훈이 저자의 '시어' 곳곳마다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많은 이들에겐 어김없이 '좋은 친구'같은 책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기존의 '난해한 시어'들에 반감과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조용한 오솔길을 산책하는 느낌으로 쉽사리 책 한권을 접을수 있을 것이다. 맨처음 이 서평을 쓰게된 독자인 내가 그랬던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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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혁 PD의 검정 숯 이야기
윤동혁 지음 / 세상모든책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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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이야기를 하자면 상당히 겁이 났었다. 색깔도 맘에 들진 않았지만 그보단 혹시 잘못되는 건 아닌가, 검증되지 않은 약품(?)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서였다. 그러나 그건 내 생각이고, 우리 엄마는 태날부터 그걸 애용하셨던 탓인지 거리낌없이 잘 드시곤 하셨다. 그런데 얼마 전 음식을 잘못 먹은 탓에 배앓이(설사)를 하게 됐다. 엄마는 외출중이셨고 집에는 아무도 없고, 꼼짝도 못하겠으니 어쩔수가 없었다.

아프니까 별 생각이 다들더니 급기야 울엄마의 '숯'가루 생각까지 났다. 평소의 기피증때문에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어느새 나는 한 수저를 퍼서 입으로 가져갔다. 눈을 딱 감고 드디어 먹는데 성공..하고나니 이게 웬일..맛이 의외로 괜찮았다. 나는 그게 굉장히 쓴 약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번을(다음 날) 더 먹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설사가 가라앉으며 뱃속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서점에 가게 됐는데 거기서 윤동혁PD의 검정숯 이야기 책을 보게 되었다. 그 책을 보면서 나는 숯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아무거나 숯이기만 하면 다 먹을 수 있는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좋은 숯 제대로 알고 먹자'편이 그것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소나무 숯'만 식용으로 쓸수 있고, '참나무 숯'은 유리조각 같이 뾰족뾰족해서 사람이 먹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외에도 숯은 목감기시에 목띠로도 이용할 수 있는 등 사람에게 민간요법으로 사용시 많은 이로움을 주는 것이라는 등의 다양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한 마디로 '숯'에 대한 내 무지를 일깨워주었고 숯에 대한 모든 '두려움'에 대해서도 시원한 해답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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