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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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엔솔로지 소설집이라는 것이 있다. 기존에는 한 명의 작가가 자신의 단편소설을 묶어 소설집을 내는 것이 보편적이었는데, 여러명의 작가가 하나의 주제로 단편을 쓰고 그에 대한 단편집을 내는 것이다 . 한권의 책으로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고, 또 같은 키워드 또는 주제로 진행되기에 각 작가의 역량? 같은 것을 비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엔솔로지 소설집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느낌도 있다. 한 작가의 사상과 감성에 푹 빠지고 싶은데, 짧게 짧게 끝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거나 뛰어난 작가가 있으면 그 외의 작가의 글은 조금 등한시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건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는데, 일반 소설집은 작가가 쓰고 싶은것을 쓰고 책으로 묶는데, 엔솔로지는, 가령 이 책은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책을 내기때문에 작가들에게 일종의 숙제를 주고 시작하는 셈이 된다. 그래서 작가가 정말 쓰고 싶은 것이 아닌, 마지 못해 쓰는 느낌도 있을 수 있다. 물론 뛰어난 작가라면 그런 할당된 주제를 가지고도 명작을 내지만 말이다. 


이 책은 도서관을 가지고 7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엔솔로지 소설집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에서 말한 장점은 모두 취한 대신, 단점은 거의 없었다. 여기 있는 작가 중 최상희와 김려령, 황영미의 글은 전에도 읽어 본적이 있었고, 나머지 4명의 작가의 글은 처음이었는데, 7명의 작가가 모두 개성이 강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읽으면서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든 것은 허진희 작가의 <유령이 머무는 숲> 이었다. 


“내가 나의 거처로 도서관을 선택한 이유는 느린 흐름 때문이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소설은 뭔가 몽환적일것 같으면서도 일상의 균열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이미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작가이기에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작가가 청소년 소설을 쓰는 것 같지만, 나는 청소년 소설과 성인소설을 굳이 구분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소설은 소설일뿐이라는 생각이다. 청소년 소설이 있다면 노인소설, 중년 소설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구분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청소년기 만의 특유의 고민과 감성은 있을 것이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쩡정한 상태에서 오는 불안과 번뇌, 이 책에서는 그런 다양한 인물의 심리가 특색있게 그려졌다. 나 역시 청소년일때가 있었고, 인간은 누구나 청소년기를 지나기에, 다들 공감할 만한 주제들이 많았다. 


다 읽고 나서 왜 하필 도서관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은 학교, 학원, 코인 노래방, 카페, 떡볶이집 등 다양한데 왜 도서관일까.? 그것은 어쩌면 학교 외에 부모나 어른들에게 너 어디야 ? 라고 했을때 가장 칭찬을 들을 만한 장소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직은 어른의 문턱을 넘지 못한 청소년에게 장소만으로도 어른의 안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 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이따금 따분하게 생각하는 곳.  그런 아이러니가 있는 장소. 여하튼 도서관은 소설의 장소로 언제나 매력적인 것 같다. 


명절에 종합선물세트 같은 흥미로운 책이었다. 


[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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