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 38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항상 패자였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생존 전략 3부작 3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유미 옮김, 장수철 감수 / 더숲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패자의 생명사


지구의 역사는 46억년 전이다. 그리고 생명이 탄생한 것은 38억년 전이라고 한다. 대체 어떻게 생명이 탄생했고, 지금 우리가 보는 식물과 동물, 그리고 대체 인간은 어떤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이 책은 그것을 차근차근 풀어주는 책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패자의 생명사일까.

이를테면 이런식이다. 우리는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순서로 진화했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류에서 그안에서도 약육강식의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은 물고기 중에서도 더 약하고 힘이 없는 물고기는 먹이쟁탈전에서 밀려 점점 중심부에서 밖으로 밀려났을 것이다. 그러면 어디로 가겠는가? 바로 물과 뭍의 경계까지 내몰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물과 뭍을 둘다 오가는 양서류의 특성의 가진 생물이 살아남고, 그것이 또 살아남기 위해 남은 것들을 진화시켰다는 논리이다. 


사실 우리는 역사는 승자의 역사라고 배웠다. 패자에게는 곧 죽음이고 더 이상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패자들 중에서 끈질기게 남아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그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하고 진화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시각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은 어려운 용어를 거의 쓰지 않고 쉽고 짧게 말한다는 것이다. 문장이 짧은 것도 좋지만, 한 챕터의 내용도 짧다. 그래서 읽다보면 마치 짤막한 애니메이션을 보듯, 한 눈에 그림이 그려진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은 저자는 식물학자임에도 동물의 이야기, 식물의 이야기, 그리고 군류의 이야기까지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마치, 삼국시대 이야기를 고구려 백제 신라 번갈아 하듯이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물이야기가 지겨워질 때면 동물로 넘어가고 이런식으로 독자를 배려한다. 


우리는 환경 어쩌구 매번 착한척 이야기하면서 막상 공부하려 하지는 않는다. 저 식물은 어디서 왔는지, 저 동물의 원류는 무엇인지 그런 기본 상식도 없이 그저 감성적인 환경보호론에 매몰되어 있다. 무엇을 지키려고 하면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무지성적인 옹호가 아닌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과 차단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생물학 교양서로 만점에 가깝다. 중학교 정도의 수준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의 깊이도 상당하다. 올해 읽은 과학서적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이었다. 



[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