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85
유하순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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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 가게. 유하순.


청소년기라는 시절이 있다. 어른은 아니고 아이는 아닌 그 중간의 지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고 사춘기라고 부르며, 혹은 중2병의 시기라고 불리는 시기. 어설프고, 어리숙하고, 철부지 같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촉법소년 논란 같은 것을 일으키며 누구보다 질타의 대상이 되는 시기. 몸은 컸지만, 정신은 부족한, 그러면서도 관심이 필요하고, 관심을 주면 도리어 싫어하고 반항하다 토라지고, 허황되지만, 또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어떤 시절 보다 두뇌가 좋고, 혈기왕성한 시기.


이렇게 말하니 정말 뭐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운 시절이 바로 청소년기 같다. 왜냐하면 요즘은 점점 2차성징의 시기도 빨라지고,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어른이 아는 것은 거의 대부분 아이들도 아는 시대이기에, 지식의 차이가 크게 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청소년 소설, 아동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굳이 구분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소설이라는 것에는 원래 아이들, 노인, 청소년이 다 등장하기에, 굳이 나눌 필요가 없고, 이렇게 청소년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순간부터 어른들은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또한 청소년 들 마저도 또래의 어줍잖은 이야기로 인식할 확률이 높다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불량한 주스 가게의 5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는 누구보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잘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청소년의 모습은 사실 우리 어른의 모습이다. 위에서 말한 어설프고 어리숙하고 철부지 같고, 하지만 혈기왕성하고 관심이 필요하고,,, 등등의 구절 앞에 어른이라는 주어를 붙인다고 생각해보자. 그것이 틀릴까? 결국 인간은 늘 불완전하고 불안하고, 두려움 가득하며 실수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어른이나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청소년의 문제와 고민이라기 보다는 어른, 더 나아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인식이 들어 좋았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첫번째 불량한 주스 가게였다. 책의 표지에 나온 얼굴은 작고, 몸은 커지고, 팔과 다리만 길다랗게 변한 인간이 주스를 따르고 있는 모습처럼, 우리는 그렇게 하루하루 어설프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거쳐야 하는 시절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우리의 인생은 그런 긴 터널이 계속 되는 거라고, 터널과 터널 사이에 잠깐 잠깐 햇살이 보이는 순간이 있지만, 사실 우리가 삶이 안 팍팍한 적은 없다. 늘 어렵고, 부딪치고, 망설여진다. 


그럴때 잠깐 일상에서 벗어나 이 책 같은 소중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나면 어떨까. 그것이 인생이라는 무지막지하게 긴 터널에서 만나는 햇살이 아닐까?




[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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