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 반투명한 인간의 힘 빼기 에세이,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영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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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김영. 카멜북스.


개인적으로 에세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첫째는 그냥 하나마나한 당연한 이야기를 마치 거창한 이야기처럼 늘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고 나면 뭐 이런 얘길 굳이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는 너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논리적인 비약을 심하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것은 독자인 나의 변덕이다. 의견을 약하게도 강하게도 , 감상을 대체 어찌적으란 건지, 읽는 나의 삐딱한 마음이 문제같기도 하다.


물론 가끔 가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에세이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럴때는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면서 슥슥 읽힌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이 책의 저자는 만화가이자 에세이스트 이다. 책 표지에는 반투명한 인간의 힘 빼기 에세이라고 적혀있다. 굉장히 직관적이면서 잘 지은 부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앞서 말한대로 너무 당연한 얘기를 마치 뭐라도 된듯이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혼자만의 감상에 취해 오글거리는  문장도 없다. 굉장히 담백하고 투명하다. 아마 저자가 소탈하고 허세가 없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 중간에 있는 짧은 만화도 읽는 도중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얼마전  유행했던 00해도 괜찬아, 류의 단순한 위로와 무지성 공감을 유발하지도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는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좋아하는 걸 많이 쌓아 놓아야 모래성이 되지 않는다”

라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버킷리스트랄까? 그런 것을 적곤 한다. 하지만 이내 적다가 쫙쫙 취소선을 그리기도 하고,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 하면서 치워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좋아하는 것 적기를 최대한 많이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대단하지 않은 것이여도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가령, 새벽의 공기나 찬공기를 마시는 것. 또는 친구가 골라준 매니큐어 색 등등.


작지만 우리의 삶을 영롱하게 빛나게 하는 것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기록하고, 자꾸 쳐다봐야한다는데 그 내용에 적극 공감했다. 


우리의 삶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어떤 사람들은 호오를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기도 한다. 그건 너무 경박하고 타인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혼자 자신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볼때, 최소한 좋아하는 것들은 마구마구 꺼내놓고 흩뿌려놓는다고 손해볼 것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아마도 ‘나’ 일 것이다. 나를 알고 내게 묻고 내가 뭘 좋아하고, 나를 위해 살고,,,, 행복이라는 두글자를 줄이면 그것은 어쩌면 ‘나’라는 한글자가 아닐까? 


모처럼 나를 들여다 볼 의지가 차오느는 유익한 책이었다. 


[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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