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별 - 내 곁을 떠나 그곳에 먼저 가 있는 너에게,
곽수진 지음 / 언제나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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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별. 언제나북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사람이 됬건 동물이 됬건 식물이 됬건 말이다. 떠나보내는 것으로 그 대상과 함께한 추억마저 사라지게 할 수 없다. 그것이 비극이다. 차라리 떠남과 동시에 머리속의 기억이 삭제된다면, 아예 없던 것처럼 살수 있으련만 우리는 아쉽게도 기억의 삭제에 자유도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 이제는 완전히 잊고 싶은 것이 도리어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한다. 제발 그 기억을 결코 잊지 말라고 하듯. 


이 책은 강아지를 떠나 보낸 마음을 그린 이야기다. 반려동물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이별도 우리에게는 점점 익숙한 슬픔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대체 그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누군가는 반려동물에 대한 상징물을 지니고, 아니면 그 사진으로, 또는 영상으로 대체 하기도 한다. 잠시나마 함께 했던 아름다웠던 기억을 추억할 수 있으니. 하지만 그것으로 답이 될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성숙한 이별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멀어지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믿음, 그리고 남은 생을 살아가는 사람의 생에 대한 앞으로의 약속.


짧은 동화책 같지만, 철학적 사유가 결코 얉지 않다. 그림은 또 워낙 예쁘다. 흐리게 그린듯 하면서도 섬세하고 때때로 굶고 다부진 붓의 터치가 이별을 컨트롤하는 감정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듯 하다.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할까? 어린 아이? 아니면 실제 반려견과 헤어진 사람들? 아니다. 이책은 세상의 모든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이별하는 존재이니까 말이다. 


아이들에게 곡 필요한 책임과 동시에 어른 들에게도 유익할 책 같다. 얇지만 소중한 책. 우리는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더 나은 어른이 되기도 한다. 동화책을 아이들만 보게하려고 만들었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평생 아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때때로 잊기도 하는 그 마음을 다시 들추기 위해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동네 공원에 산책을 다녀왔다. 그날 따라 주위에 강아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행복한 강아지도 있고 행복해 보이지 않는 강아지도 있었다. 그들의 마음이 주인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을까? 과연 저 동물들의 생의 마지막에도 저 주인들이 함께 할까. 성숙과 노화는 한 끗 차이다. 누군가를 기르고 케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름다지만, 마음이 먹먹해지는 동화책이었다. 






[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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