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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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새움출판사.


노인과 바다는 그리 길지 않는 중편의 소설이고, 어린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기에 지금껏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손가락을 쫙 편 적당한 사이즈로 나온 이 책은 그래서 두껍지 않고, 언제든 가방에 넣어 놓고 꺼내볼수 있었다. 표지에는 특유의 수염을 기르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인채 카메라를 깊이 쳐다보는 헤밍웨이의 사진이 담겨있다. 흑백의 이 사진부터 왠지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기분이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노벨상 수상작가이다. 노벨상 수상작가는 지금까지 무척 많지만, 우리는 그 중 헤밍웨이라는 이름을 유독 잘 기억하고 앞순위에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정작 워낙 유명하다보니 헤밍웨이의 작품을 천천히 처음부터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대개 어린 시절 간추려진 아동 서적으로 먼저 접하다가 보니, 원문을 그대로 옮긴 작품을 보는 경우가 드문것이다. 또한 너무 유명하고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보니까 굳이 읽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헤밍웨이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 역시 그러한 작품 중 하나 일것이다.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워낙 많은 데서 인용되기도 했고, 많은 패러디와 오마주를 통해 변주되어 왔으니 말이다. 


우선 제목부터 다시 꼽씹어 보면 느낌이 새롭다. 

노인이라는 뭔가 한물가고, 인생이라는 여정의 끝을 향해 갈 것 같은 이미지와, 바다라는 거대하면서도 그 연원을 알수없고, 또 그러기에 우리를 자극하는 세계. 왜 작가는 노인과 바다를 함께 병치시켜 제목을 지었을까.

아마도 인생이라는 한계와 바다라는 가능성 아래서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번뇌와 희망을 나란히 내려다보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처음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움출판사에서 나온 노인과 바다는 원전으로 읽는 세계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만큼 번역에 신경을 썼다는 것인데 역시나 다른 번역본에 느낄 수 없는 섬세함이 느껴졌다. 가령 노인과 바다의 첫문장을 대개는 두 개의 한국어문장으로 번역하는대 , 이 책에서는 원문의 생각단위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길지만 한 문장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번역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헤밍웨이하면 떠오르는 간결하면서도 건조한, 군더더기가 없고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고스란히 옮겨 놓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노인과 바다. 

훌륭한 문학작품은 시대를 넘어 살아 있기에, 어느 시대에 갖다 놓아도 그 시대를 관통하기 마련이다. 요즘의 우리 시대, 한방을 노리고, 땀과 노동이 경시되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고, 포장하고, 허세를 부리고 위선이 판치는 그런 시대에,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 대해 묵묵히 돛단배 위에서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이 작품을 다시금 읽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분명히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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