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앨리 스토리콜렉터 91
윌리엄 린지 그레셤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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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마술에 현혹된 적이 있을 것이다. 현란한 손재주와 화려한 무대, 그리고 자잘한 위트까지 티비에서 보는 마술사는 히어로 같은 요소가 많았던 것 같다. 마술을 보게되는 이유는 알고도 속는 일종의 환상성에 있을 것이다. 저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 같은 것?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알고도 속는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이용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주인공 스탠턴 갈라일 역시 카드 마술사이다. 그리고 시대가 20세기 초이다 보니 그 당시 유랑을 하는 카니발에 모이는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스물 두 개의 카드 그림이 나오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초반에는 다소 분위기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 몰리의 내면이 점점 보이면서 속도가 붙었다. 무엇보다 스피디한 대사가 흡입력이 있었다. 간혹 외국 문학을 번역한 작품 중에는 특유의 허세?아니면 쎈척이랄까? 그런 것에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기서는 독자의 예상보다 한발더 앞서간다고 할까. 타이밍과 대사의 건너뜀이 기교적으로 매우 훌륭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이 출판된 게 1946년이라고 하던데, 당대에는 굉장히 센세이션 했을 것라고 생각된다.

 

 

 

 

표지는 굉징한 미스테리 스릴러 같지만, 어찌보면 범죄 스릴러 같기도 하고, 심리학으로 되새김질할 문장도 많이 눈에 띈다. 또 읽다보면 당시의 시대가 그려질 정도로 묘사가 뛰어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곧 영화화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꼭 봐서 소설과 비교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기본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대와 의미를 담아도 재미가 없다면 가장 중요한 핵심이 빠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뭐가 기본바탕은 어둡고 컴컴한데도 이따금 통통 튀는 밝은 분위기가 있어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유랑단에 모이는 다양한 사람 하나하나의 사연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 속, 카페나 시장, 지하철에서 보는 수많은 사람과 비슷하다는 느낌에서 뭔가 모를 애잔함도 슬며시 왔다. 다들 살아가는 게 버겁고, 서로가 서로를 이겨먹으려고 애쓰는 과정. 어쩌면 그게 동물인 인간이 사는 방식이겠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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