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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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과 평균, 보편 등의 뉘앙스가 들어가는 노래나 영화, 책 제목을 근래 들어 자주 보는 것 같다. 그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그 안에 들고 싶다는 욕망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그 안에 들지 못할 까봐 두려워 한다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은 보통의 노을인데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노을은 우리가 생각하는 예쁘고 평화로운 풍경의 대상인데, 과연 거기에는 어떤 평범함이 숨어 있을지 제목만 보고도 매우 궁금해졌다.

 

 

노을은 바로 책의 주인공인 18살 최노을의 이름을 뜻했다. 이 학생의 조건은 사실 평범하지 않다. 180이 넘는 평균을 훌쩍 훗도는 큰 키이며 털털한 여자사람친구인 성하의 부모가 운영하는 짜장짬뽕집이란 중국집에서 주말 알바도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는 미혼모이며 160도 안되는 키이며 나이가 30대 중반이다. 그러던 와중에 노을에게 두 남자가 다가온다. 하나는 성하를 소개시켜 달라는 동우이며, 취업을 했다는 10살이나 많은 성하의 친오빠 성빈이다. 작가는 초반에 이런 작중 상황들을 친절히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덕분에 인물관계가 쉽게 잘 그려진다. 덕분에 초반부터 매주 시청하는 안정적인 청소년 드라마를 보는 듯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인상적이 부분은 먹는 음식이야기가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영상이 아닌 글로 음식의 맛을 묘사하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중국집의 짜장, 짬뽕, 그리고 떡볶이, 샌드위치, 김치찌개, 붕어빵, 거기에 파스타, 등등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거나 거론된다. 아마도 우리가 매일 먹는 그런 평범한 음식만큼이나 누구나 각자 아무리 특별한 삶이라 해도 먹는 것만큼 그저 단순하고 일상적인 삶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노을이었지만,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손수 공방을 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최지혜씨, 바로 노을의 엄마였다. 아들 노을을 혼자 낳고 18년을 정말 힘들게 살아왔을 것이다. 소설이지만 최지혜씨의 남은 여생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모두가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당당히 주어진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사는 것 만큼이나 멋진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러한 평범이라면 노을만큼이나 아름답다고 말해도 충분할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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