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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와이너리 여행 - 식탁 위에서 즐기는 지구 한 바퀴
이민우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월
평점 :
‘와인, 와이너리 여행’ 이민우 지음. 은행나무
책을 읽을 때 작가의 말을 꼼꼼히 보는 편이다. 문학 같은 경우엔 작가의 말이 뒤에 실리는 경우가 많고, 비문학 책은 앞에 실리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문학은 내용을 읽기전 작가의 생각이 개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고 비문학은 정보전달이나 생각의 공유 목적이 크기에, 서두에 미리 작의를 밝히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인 듯하다. 와인에 대한 책인 이 책에도 역시 맨 앞에 작가의 말이 있다.
이 책의 작가의 말에는 와인에 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 혹은 버티컬 테이스팅 등이 있지만, 실제로 전문가들이 잘 맞추지 못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맞추고 안 맞추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알아내기 위한 과정, 그 속에서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는 것. 그것이 중요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너무 와인에 대해 공부한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듯, 책을 즐기며 읽기도 마음먹었다.
책은 크게 2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처음엔 와인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에 대한 답변이며, 두 번재에는 유명 와이너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러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이다보면 가볍게 에세이 읽듯 읽을 수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그러다고 너무 독자의 수준을 낮추어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개념용어를 설명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저자는 우리나라 일반적인 대중의 와인지식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가장 재밌었던 부분은 와인의 향과 맛 중 어는 것이 더 중요할까란 제목의 페이지였다. 처음 제목을 보고 나는 와인은 아무래도 향이 아닐까? 커피도 향으로 마신다던데 하며 단순하게 생각을 했다. 실제로 와인의 잔은 향기를 잘 표현해주는 아래 볼이 볼록한 잔과 그렇지 않은 반듯한 와인잔이 있다고 했다. 또 최근의 와인 소비경향으로 보면 향기가 맛보다 더 인기있는 항목이라고 했다. 와인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맛과 향기 두 항목 중 하나라도 치중해서 음미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나오는 와이너리 이야기는 사진이 큰 역할을 했다. 마치 여행기 같이 여러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프랑스 전역을 돌다가 마지막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나라의 와이너리를, 그야말로 와인으로 지구 한바퀴라는 표제가 잘 들어맞는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멋진 사진이 많았는데 스페인의 리스칼의 와인 호텔은 추후에 꼭 방문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었다.
다 읽고나서 작가가 굉장히 성실하고 꼼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한번만 읽어서는 와인에 대해 겉핥기만 한 셈일 것이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작가의 말처럼 과정을 즐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와인의 참 맛과 멋으로 진입하고 싶은 마음, 그것을 심어준 의미있는 책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