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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고아원 ㅣ 오리그림책
이정록 지음, 박은정 그림 / 동심(주)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나무 고아원> 글 이정록 그림(판화)박은정 /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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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면지를 보고 넘겼더니 두 줄의 문장이 먼저 나타납니다.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글 속의 나무가 저와 같았습니다.
찬찬히 다 읽고 나서, 제 마음이 어느 글이 좋은 지 골라 보았습니다.
골라내고 보니 다 울고 있네요.
나무도 울고 저도 울고 있네요.
미술은 잘 모르지만 판화라는 기법이 아픈 나무의 '결'과 잘 어울립니다.
나무의 아픈 줄기, 매달리느라 애쓰는 나뭇잎을 어색함 없이 보여줍니다.
더 짠한 느낌이 듭니다.
그림책 속의 버드나무는 실제로 있는 나무입니다. 경기도 하남시에는 ‘나무 고아원’이 있습니다.
마지막엔 수채화로 나무의 이름들을 알려줍니다. 이 페이지가 한꺼번에 쫙 펴집니다. 병풍처럼 펼쳐진 페이지를 들고 뒤를 보니, 바로 앞에서 본 사계절 나무들이 같이 있습니다. 가족처럼 함께 있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되는 거야."
멋집니다.
저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어떤 식구들이 있는지 찾아 봤습니다.
수채화의 꽃과 잎과 열매를 보며 판화의 나무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았습니다.
뿌리를 잃었던, 갈 곳을 잃었던 나무들이 답합니다. 저에게 말을 겁니다.
“우리 같이 견뎌내며 살아가자.”
제가 자꾸만 책을 문지릅니다. 나무 결이 느껴지려나 싶어 자꾸 문지릅니다.
종이가 나무에서 와서 그럴까요?
책 속에 나무가 담뿍 들어 있습니다.
애쓴 나무들이 들어 있습니다.
20190730 달님

나무도 아프면 큰 소리로 운대. 밤새 흐느끼다가 해가 뜰 때 더 크게 운대. 또 하루를 견뎌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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