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분기 최고의 책 5권을 뽑아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분기로 나눈다 생각하면서 1월부터 4월까지로 잡았다는 것... ㅠㅠ

(다음부터 잘 하겠습니다)

 

아무튼 읽은 시점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출판 시점을 기준으로 뽑은 21년 최고의 책 5권이다. 

1. 싱크 어게인

개인적으로 인생책을 뽑는다면 정말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런데 별 다른 고민 없이 꼭 집어 넣을 책이 몇 권 있다. 그 중에 한 권이 애덤 그랜트가 쓴 오리지널스이다. 그런데 그 애덤 그랜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바로 이 책 싱크 어게인

 

결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무조건 사서 보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알고 있고, 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더 이상 배우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하게 막기도 한다. 그래서 애덤 그랜트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조차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렇게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을 통해 계속 배워나가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확신편향에 빠져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또 가짜뉴스에 휩쓸리기 쉬운데정말 단비와 같은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애덤 그랜트가 탁월한 것이 이 중요한 이야기를 딱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다양한 실제 사례에 기반한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그래서 각주를 빼도 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정말 술술 넘어간다.


2. 휴먼 카인드

네덜란드의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인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쓴 <휴먼카인드>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이 책은 바로 여러분들의 철학, 가치관, 신념…. 그게 뭐든 간에 완전히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게 될 때 꼭 겪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것이 흔들리는 경험을 해야 한다. 피아제 같은 학자는 이걸 인지적 불평형 상태라 불렀는데 평소에는 안정적인 평형 상태에 있는 기존의 생각과 앎이 흔들리는 경험을 해야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

 

바로 이렇게 우리의 생각과 앎을 송두리채 뒤흔들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이타적인가? 이기적인가? 아마 대체로 악하다혹은 이기적이라 이야기할 것이다. 매일 나오는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브레흐만은 오히려 인간을 선한 존재, 이타적인 존재로 본다. 성선설이지

말도 안 된다싶지? 그런데 저자는 이 의견을 역사적 사례들과 과학적 증거를 통해 하나하나 설명한다.

 

특히 이 책의 추천사를 <호모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가 썼는데… “인간 본성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만들어주고 오랫동안 이어온 자신의 신념에 도전하게 만든 책이라고 추천사를 썼다. 그런데 하라리가 이렇게 이야기하다니대단히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최소 5종 정도 되는 동료 종들을 종족학살을 했으며 많은 동물들을 멸종시킬 정도로 공격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현재 사피엔스가 살아남았다고 했는데브레흐만은 전혀 다르게 보았다.

 

호모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보다 힘이 강하거나 ‘영리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호모 퍼피’ 즉, 강아지 인간이 되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본다. 즉 사나운 야생동물이 가축화된 것처럼 인간은 길들여진 유인원이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친화적이고 성품이 좋은 종이 되었기 때문에 지구상을 지배하는 종족이 되었다는 것이다. 영리함이 아닌 친화성이 생존에 가장 중요한 열쇠였다. 그런데 이게 왜 중요하냐?

 

저자는 모방을 통한 사회적 학습능력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친밀함와 이타심을 기반으로 대규모 집단으로 살아가게 되면서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연결되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생존만 한 것이 아니라그렇게 함께 살아가다 보니 서로 배우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게 된 것이다. 즉 서로 가르쳐주고, 서로 모방하면서 서로 똑똑해지고, 개인이 아닌 집단이 똑똑해졌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다 알다시피 결국 이 별을 지배하게 되었다.

 

물론 인간이 선하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게 무슨 개소리야???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렇게 친화성이 높은 인간이 어떻게 잔인한 짓을 하게 되었는지, 서로 미워하고 죽이고 하는 것이 가능해 졌는지이것 역시 잘 설명한다.


3.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그 다음으로는 뇌과학책을 한 권 뽑았다.

사실 뇌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뇌과학에 대한 신간이 나오면 거의 다 사는 편인데이번에 따로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너무 두껍고 그래서 조금 더 대중적인 책으로 골라봤다.

 

제가 고른 책은 뇌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으로이 책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의 책으로 tvN 「어쩌다 어른」,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 등에 출연하며 알려지셨기 때문에 책을 많이 내셨을 것 같은데 의외로 첫 번째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다른 뇌과학 책들과 약간 결을 달리 한다. 다른 뇌과학 책들이 뇌의 기능과 작동 원리에 대한 약간 매뉴얼 같은 느낌이라면이 책은 삶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 책 같다. 에세이 책인데우연히 저자가 뇌과학을 전공했다혹은 뇌과학자가 이야기하는 인생이야기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과학책을 찾는 사람들은 내용에 약간 실망할 수 있으나 오히려 뇌과학이나 인간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뇌과학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충분히 즐거운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오히려 대중들에게는 더 잘 맞는 것 같다.

 

사실 뇌과학 책 중에는 외국 학자의 책을 번역한 책이 많은데무엇보다도 이 책은 한국 학자의 뇌과학 책이기 때문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사실 뇌과학 책을 읽으면서 최수종 주연의 드라마 대조영”, 공자의 논어 이야기, 그리고 임진왜란 때의 김명원과 신각 이야기이런 걸 접할 수 있는 것은 이 책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4. 노마드랜드

네 번째 책은 문학책을 골랐는데사실 순수 문학이라 하기는 약간 애매하긴 하다

아무튼 이 책은 정말 강추하고 싶다. 이게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는데사실 영화는 보지 못했다. 영화에 대한 평도 괜찮은 편인 것 같다. 다만 책의 내용을 옮겼다면지루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영화보다는 다큐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노마드란 nomad… 원래 유목민을 뜻하는 라틴어다. 즉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다른 장소로 이주하면서 생활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이 노마드를 사용한다. 최근 미국에서 고정된 주거지 없이 캠핑카나 RV 자동차에서 살며 저임금 떠돌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들을 노마드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다. 평생을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집을 포기하고 길 위의 삶을 택한 떠돌이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책이 바로 이 노마드랜드이다.

 

내용이 이렇다보니사실 책은 그렇게 밝은 이야기는 아니다.

즉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나라에서 금융 위기와 과다한 주거비용으로 자신의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중산층에서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으로 내려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가장 형편없고, 어려운 일자리라도 구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게 되었는지, 담담한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의 시스템이 어떻게 이러한 사회 가장 약한 계층을 집요하게 착취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데사실 책을 읽어가는 가운데 21세기 현재,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을 때가 많았다.

 

사실 우리나라도 그렇게 사회적 안전망, 즉 복지가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가 아니고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긱 노동자혹은플랫폼 노동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었잖아이들은 배달, 대리운전 등에 종사하며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통해 일을 얻는데, 우리나라는 나라가 작다보니 괜찮지만, 미국처럼 나라가 크면 이 책의 노마드들처럼 일자리를 얻기 위해 떠돌아 다녀야 한다.

 

앞으로 노후가 제대로 준비 안 된 사람들은 이러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생각하니 으스스하더라.

 

그런데 아무튼 이 책이 좋은 건이 이야기가 사실 그렇게 밝은 이야기도 아니고뭔가 이래야 한다 하는 식의 정치적인 메시지로 접하고 그랬다면 느낌이 완전 달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정치적인 고려나 고민 없이 그저 그 삶을 삶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로 이 심각한 내용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이 공감하게 이해하는 자세가 되는 것 같다. 이게 문학의 힘인 듯!

 

그리고 참 어려운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 절망하고 분노하고 있지만은 않다. 어려운 그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서로를 돌보고 챙기고 서로를 환대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데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다. 여러분들도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강추한다.

 

그런데 여담인데이게 영화로도 나왔는데제목이 노매드랜드로 나왔다.

사실 영어 발음은 노매드에 가깝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노마드가 더 많이 쓰이고 익숙하다.

그래서 책 제목도 노마드랜드로 해서 번역했는데…  

아무튼 같은 내용이 책과 영화로 나왔는데이름은 다른아주 기이한 상황이다!


5. 중세 1~3

마지막으로는 만화책을 하나 들고 왔다. 사실 개인적으로 만화책 보는 걸 즐기는 편이라 뽑기도 했지만앞으로도 분기 별로 이 컨텐츠를 만들텐데그 때마다 1권을 꼭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뽑으려 한다. 그래서 만화책을 가져왔는데내용은 정말 좋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세를 만화로 정리한 책이다. 사실 중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뭐랄까 암흑기 같은 느낌이다. 잘 모르기 때문에 깜깜한 느낌이고게다가 뭔가 종교에 강하게 눌려서 지낸 시기그래서 또 깜깜한 느낌이다. 그런데 그런 중세는 색깔과 그림이 있는 책으로 만나게 되니 정말 좋았다.

 

이 책은 한빛비즈 교양툰이라고 한빛비즈에서 계속 출판하는 교양만화 시리즈의 만화로 프랑스 최고의 중세 전문 역사 학자인 플로리앙 마젤이 글을 쓰고, 뱅상 소렐이 그림을 그린 만화이다.

 

일단 만화라 쉽게 읽히고중간중간 되도 않는 드립을 치는데 나름 좋아하실 분도 계실 것이다.

내가 좋았던 건그동안 역사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많이 다루지 않았던 여성들과 농민을 비롯한 하층 계급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노력은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책의 뒷부분에는 만화라 담지 못한 조금 더 깊은 내용을 글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의 지적 갈증도 채워줄 수 있다.

 

3권인데… 1권은 10~12세기, 그리고 2권에서는 12~13세기를 다루고 있다.

대신 3권은 중세를 지배했던 로마 카톨릭 교회의 역사만을 다루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시대적으로도 이어지고, 뭔가 시리즈 물 같고 그런데

각 권의 저자가 다 다르다. 글 쓴 사람도 다르고, 그림 그린 사람도 다르다.

그래서 약간 이어지지 않는 맛이 있는데, 또 나름 작가들 간의 개성이 느껴져서 좋은 듯


이렇게 5권인데, 다음부터는 분기 별로 3권씩 뽑아보려고 한다. 

아래는 위 내용으로 만든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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