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본 오우삼의 영화. 킬러, 사랑, 의리. 멋들어진 총격전, 과잉된 이미지 속에 흐르는 상투적인 이야기 틀거리. 하지만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열광할 클리셰들의 향연에 지루할 틈은 없다.
나는 왜 오우삼 영화가 좋을까. 무엇보다 오우삼은 인물을 화면에 잘 잡는다. 이 사람은 분명 멋을 부리는데 인물을 잡을 때는 그런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기가 쓴 시나리오 속 캐릭터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 그 애정이 화면에 묻어나고,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오우삼 영화를 흉내내지만, 오우삼 영화는 오우삼만 찍을 수 있다.
<첩혈쌍웅>은 오우삼 영화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멋진 오프닝을 자랑한다. 런닝타임 5분 정도까지 이어지는 간명한 캐릭터 묘사와 화면 구성은 명불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