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바디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
알랭 바디우 지음, 강현주 옮김, 김상운 감수 / 북노마드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 알랭 바디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를 읽고

 

1.

알랭 바디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는 알랭 바디우가 소르본 [철학 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인 현재의 이미지(본문, 9P), 프랑스 뉴스 사이트 미디어파르의 블로그에 게재한 적기와 삼색기(부록, 9P), 알랭 바디우의 철학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발행인의 해제 알랭 바디우에 대하여(해제, 83P)까지 총 3개의 글을 엮은 책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좌파 철학자이기도 한 알랭 바디우는 사르트르, 마르크스, 모택동 등의 사상가에게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알랭 바디우는 본문인 현재의 이미지에서 장 주네의 희곡 발코니를 분석하며 “1. 외설적인 이미지를 증식시키고, “2. 고삐 풀린 자본주의를 조장하는 시장민주주의의 결점을 드러낸다. 더불어 부록 적기와 삼색기에서는 오늘날의 프롤레타리아계급이 되어버린 이슬람, 아프리카 이민자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탄압을 반 자유주의적-파시스트적 범죄라며 비판한다.

 

2.

본문 현재의 이미지는 장 주네의 희곡 발코니에 대한 분석을 통해 더 많이 소비하도록 가짜 욕망을 자극하는 외설적인 산업 이미지들을 밝히고, 이 이미지를 배포하는 숨은 권력의 부패를 폭로한다. 저자에 따르면, “지나치게 감상적”(35P)인 것으로 여겨지는 민주주의의 이면엔 안락에 대한 우리의 수동적인 욕망만을 채우는”(42P) 시장민주주의의 조작이 있다. 시장민주주의는 우리를 망각 속으로 빠져들게 하며, 세계의 단편만을 보여주며 예속시킨다. 따라서 저자는 인간이라는 주체가 구속되는 이러한 문제를, 장 주네가 발코니에서 향락의 욕망을 남근으로 형상화 했듯, 대상의 이면을 통찰하고 결핍을 드러내는 시적 벌거벗음이라는 방법을 통해 극복하자고 제안 한다.

      

3.

이미지는 순수 현재에 대한 살인입니다.” (24P)

 

우리가 보는 신문, TV, 포스트, 광고 등 모든 매체가 현실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조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조작된 수단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우리는 의견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벌거벗은 채 숨어있는 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입된 시각만을 갖게 된다. “의자에 묶여 결박된 채,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리지도 못한상태로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만을 바라본다. 그것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먹은 레스토랑의 음식이 레토르트를 데운 것이었다거나, 명품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가방이 이미테이션인 것과 다를 바 없다. “속았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알랭 바디우는 현재의 이미지를 통해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전달하지 않은 나머지에 대해 서술”(13P)한다. 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자극적이고, 물질적 욕망만을 자극하는 포르노그래피적인 이미지들을 걷어내고자 하는 알랭 바디우의 노력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나”, “내가 주체적으로 세상을 보고 있나”, 나아가 "내가 자유로운 존재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성찰하는 기회를 얻는다.

 

4.

알랭 바디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는 사회 참여의 모범을 보여주는 철학서이다. 인간을 열성적인 소비자로 전락시키는 자본주의의 결점과, 시민을 자유라는 낭만적 개념에 빠트린 채 주체성을 상실하게 하는 시장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어려워서 머리에 쥐가 나지만 발행인의 충실한 해제 덕분에 잘 따라가며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꾸려나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내가 그랬듯 자본주의의 향락적 달콤함을 찬양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의 말마따나, “중간계급은 자본주의의 가공할 만한 불평등한 부패에 순진하게 참여”(45P)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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