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인 척 그만하겠습니다 - 아이와 나 사이 자존감 찾기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26
박현순 지음 / 씽크스마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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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엄마라면 한 번쯤 무모한 도전을 해봤을 것이다.
바로 '좋은 엄마 되기'.
뱃속에서부터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였던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는 이 아이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겠노라고 다짐한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무한한 응원과 지지를 받던 신생아기를 지나
자아가 뚜렷해지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보려 도전하는 유아기가 시작되면서
엄마와 아이의 전쟁도 시작된다.
그리고 이 때부터 대부분의 엄마들은
'좋은 엄마'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보고, 자라며 겪은 엄마의 모습과 요즘의 엄마 역할은 간격이 하늘과 땅 차이다.
혼란스럽다.
21p

나 역시 엄마로 사는 게 쉽지 않았다.
심리상담 일을 한다고 밝히면 사람들은 아이를 잘 키울 것 같다고 말한다.
55p

상담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작가는
자신의 육아가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는지 이 책을 통해 담담하게 고백한다.
상담사의 육아는 왠지 평화로웠을 것만 같다는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작가는 우울감, 책육아에 대한 욕심, 분노조절 등
많은 엄마들이 겪었고, 겪고 있을 만한 일들을
자신도 똑같이 겪었다고 말한다.

작가의 딸이 3학년이 되었을 때 학교에서 만은 '엄마 사용 보고서'에는
'우리 엄마는 가끔씩 악마로 변한다.'고 썼다고 한다.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6세가 된 딸의 자는 모습을 볼 때면
내일은 아이에게 소리 지르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하루에 수백 번도 넘게 '엄마'를 외쳐대는 아이에게
"그만좀 불러!" 소리치게 되니 말이다.

엄마노릇 그만하고 싶었다.
훌훌 털고, 하고 싶었던 공부든 일이든 마음껏 하고, 보고 싶은 것 보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
82p

책을 읽는 내내 선배 엄마가 나를 위로해주는 느낌이 들어
중간 중간 울컥하고 눈물이 올라왔다.
엄마가 되고 나니 당연하게 주어진 과도한 책임감이
나를 짓누르고 있지만
다들 그렇게 애 키우는데 나만 유난 떠는 것 아닌가 싶어
그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었다.

작가의 이야기와 엄마 마음성장 인터뷰를 통해 만난 아홉 명의 엄마들이 들려준 경험담은
내 육아만 힘든 것이 아님을,
대부분의 엄마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했고, 하고 있음을,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나도 분명 성장해 있을 것임을 알려주는
공감과 위로, 응원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피부관리, 손톱관리할 때 시간과 돈, 정성을 들이듯 마음도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사랑할 수 있다.
125p

결국 엄마가 되고 나면 나의 내면아이를 마주하게 된다.
어렸을 때 충족되지 못한 욕구는 결국 마음속에 미해결 과제로 남는다.
미해결 과제는 나를 온전히 살지 못하게 만들고,
나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아이를 통해 충족하려고 한다.

나 또한 어렸을 때 해결하지 못한 미해결 과제들이 남아있다.
그 결과, 아이를 낳았을 때 과도한 불안감과 완벽주의가
나와 아이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다행히 나도 좋은 상담사를 만나 미해결 과제들을 찾아내 해결할 수 있었고
덕분에 내 육아는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행동하고, 나 스스로에게 감사를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
다른 누구와 비교하여 더 잘하고, 성취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은 나 스스로 감사함에 달린 것이다.
163p

이 책은 작가의 고백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상담사답게 엄마들이 치유되었던 사례와 방법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엄마 마음 성장 인터뷰 질문과
내면의 나를 알아차리고 만날 수 있도록 제시 되는 가이드는
작가에게 상담을 받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결국 육아는 '좋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나'를 발견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어떤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엄마가 아니라
건강하게 옆에 있어주는 엄마입니다."

아이에게 엄마는 그 존재만으로 빛이 난다.
사회가 규정해놓은 '좋은 엄마'가 되려고 나를 자꾸 채찍질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아이를 닥달하고 있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이제 나도 좋은 엄마인척 그만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나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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