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집사
김수완 지음, 김수빈 그림 / 옐로스톤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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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택배로 도착한 책을 봉투에서 뜯어보자마자 딱 저의 취향을 저격 당했습니다.
하드커버, 블랙&화이트의 미니멀한 색감, 너무나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과 핑크젤리(고양이 발바닥)까지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면 아마 한 눈에 사랑에 빠져 바로 구매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제목 <유령집사>.
고양이 집사가 죽었나? 슬픈 이야기인가? 왜 갑자기 유령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지
스토리가 너무나 궁금해졌습니다.

책은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는 만화 코믹스 같은 형식이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웹툰이나 만화책을 즐겨 읽지 않기에 굳이 왜 이런 형식을 택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 형식만큼 주인공의 마음을 잘 전달할 방법이 또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애묘인들이라면 모두들 공감하겠지만 매력적인 고양이와 반려생활을 하면서
정말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게 됩니다.

기분이 좋으면 골골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고
어쩔때는 집사에게 다가와 끝없는 애교를 보여주다가도
자신이 내키지 않으면 집사의 손을 피하며 밀당을 하는 고양이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며
고양이가 아프면 걱정이 되고 뜻하지 않는 이별을 겪는 사례를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면
언젠가는 다가올 헤어짐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글의 형식으로 써내려 갔다면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림과 주인공의 생각과 말이 잘 어우러진 이 책은 꽤 많은 분량의 페이지 수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반복해 읽을 때마다 같은 장면이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그저 귀여운 고양이 ‘비바람’과 집사가 귀엽게만 느껴졌지만
여러번 읽다 보니 책에서 표현한 유령의 세계가 마치 우리의 현실 같기도 했고
컬러풀한 인간세계가 어쩌면 고양이 집사들이 상상하는 무지개다리 넘어 별나라가 아닐까 싶기도 했으며
길냥이들의 현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 많은 애정이 생겼습니다.
냥이 집사이신 작가님들이 대부분의 집사들이 느끼고 있을 감정들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셨고
언젠가는 겪게 될 이별을 죽음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낸 부분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결말에 대한 의문이 남기도 했습니다.
과연 고양이 ‘비바람’은 행복할까? 유령집사는 꼭 그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
고양이 집사의 입장에서 유령집사가 조금 더 이기적이었다면,
‘비바람’의 감정을 읽어줬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인지 깊은 감정이입과 함께 과연 나는 좋은 집사인지,
우리집 고양이 ‘봄이’는 나를 만나서 행복할지,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우리 가족은 감당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사진작가님의 바램처럼 세상 모든 길냥이들이 사고가 아닌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사랑받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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