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 소담출판사 | P.203

 

 

 

 

1.

 현실을 살아가지만 아직도 과거에 갖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등 뒤의 기억>.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아서 '이게 무슨 이야기지?'라는 궁금증이 일었지만 모두 한 명의 인물로 집중된 관계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실버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히나코라는 여자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 단노류지와 그의 아내 게이코, 아들인 마사나오와 마코토, 상상속의 인물인 것 같은 가공의 여동생, 등등 총 8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잠시라도 이야기를 놓치면 책장을 앞으로 돌려봐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짧은 페이지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의 <등 뒤의 기억>이었다.

 

 

오래전, 자신의 사랑을 찾아 아들을 떠나버린 그 아픈 기억 때문에 그녀를 용서 할 수 없는 첫째 아들 마사나오와 그런 그녀를 실버 아파트에 방치해 두면서도 방문과 소식까지는 전달해주는 면목상의 아들역할을 하는 둘째 아들 마코토,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상실감이라는 것을 지금까지도 안겨주고 있는 실종된, 여동생 아메코가 있다. 여기에서 여동생인 아메코가 히나코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녀의 그리움이였을까, 가공의 여동생을 만들어 낸 것 같은데 그녀는 끊임없이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 행복했던 기억들을 끄집어 낸다. 혼자라는 공간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사실은 히나코에겐 가공의 여동생이 있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다.

 히나코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인지 자꾸만 그녀의 집을 방문하는 이웃집 남자 단노류지는 그녀의 감추고 싶었던 과거를 들쳐낸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점점 주변 인물들로 인해 뭉쳐있던 실이 풀리듯 펼쳐진다. 사실, 작가가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 제목의 <등 뒤의 기억>처럼 우리가 대면하지 않고 있는 그 이면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 평가되어진, 혹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히나코처럼 기억속에 묻어두었던 나의 실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2.

 그녀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생각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사랑'이라는 소재가 참 다양하구나 싶다. 불륜의 소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전혀 그 사랑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고 지금처럼 남편이 있음에도 자신의 사랑을 찾으러 가겠다며 유부남을 찾아간 히나코를 보더라도 그녀의 그 나름의 '사랑'이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건 에쿠니 가오리만이 가지고있는 감성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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